* <W> WISET <이> 이혜원 교수
안녕하세요, 연구원님.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안녕하세요. 저는 가톨릭대학교 의류학과 교수 이혜원입니다. 2022년 1학기에 현 대학교에 전임교원으로 임용되었고 조교수로서 <스마트 패션과 테크놀로지>, <서양복식사>, <패션과 문화> 등의 수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지속가능한 패션 소재산업을 위한 의류소재 개발 및 제작 방법, 패션소재 및 디자인의 디지털화와 관련된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교원으로서 연구성과를 쌓기 어려운 환경이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커리어를 꾸려오셨나요?
<이> 박사 졸업후, 강의가 굉장히 많이 들어왔었습니다. 아마 졸업전부터 미리 쌓아온 강의 경력과 당시 지방으로 출강을 가는 박사들이 많지 않았던 이유로 생각됩니다.
첫 5년동안 거의 전국의 모든 대학교를 다니며 강의를 진행했고, 이동시간은 길었지만 지역마다 특색있는 강의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다양한 학생들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점점 강의에 자신감이 붙었으며, 높은 강의평가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경력이 점차 쌓이며 5년 정도 고정적으로 수도권 대학교로 출강을 하였고, 상위 5% 우수 강의자만 받을 수 있는 최고강의상을 몇 년이나 이어서 받는 성과도 이루었습니다.
강의를 다니는 동안, 각 학교의 학계 선배님들을 만나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선배 교수님들은 비정규직 강사를 벗어나 제가 꿈꾸는 전임교원이 되기 위해서는 연구를 항상 병행하며 준비를 해야한다 조언하셨습니다. 또한 현재 경력이 있다 하더라도 패션 분야 특성상 항상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고, 젊고 실력있는 강사들과의 경쟁에서 우선순위가 되기 위해 트렌드에 대한 연구와 많은 연구실적이 필수라고 말씀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2017년부터 2년간 조선대학교 IT 융합신기술 연구센터의 연구교수로, 2019년부터 2년간 상명대학교의 연구교수로 연구를 이어나갔습니다. 다양한 학계간 프로젝트, 그리고 산학연 프로젝트 경험도 많이 쌓으면서 국내외 저명한 학술지에 논문도 차차 게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연구교수 생활과 강의를 병행하며, 매일매일 한학기에 3~4개의 대학에 출강하는 일정에서 약 1~2개의 대학으로 강의를 줄여 연구와 강의에 모두 집중할 수 있는 밸런스를 잡았습니다.
어떻게 WISET 글로벌 학술활동 지원사업을 알고 참여하게 되셨나요? 또, 사업에 참여 후 특별히 느낀 생각이 있다면요?
<이> WISET은 석박사 네트워크 사이트에서 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연구교수 생활을 끝내고 소속없이 비정규직 교원으로 근무할 때라 연구활동 지원이 어려웠는데WISET에서 비정규직 교원의 연구활동도 지원하는 <글로벌 학술활동 지원사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코로나가 시작되던 2020년에는 모든 강의가 비대면으로 진행되어 가정에서 일과 육아병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를 키우고 강의를 하는 엄마로서 코로나의 혜택을 받았다면 받았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연구생활은 참 어려웠습니다. 연구는 꾸준히 해가는 것이 중요한데 현실적으로 연구에 매진할수 없었던 상황이라, 연구자라는 마음가짐을 잃지 않게 지지해주는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WISET으로부터 지원받았고, 그 계기로 연구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WISET으로 지원받고자 했던 부분은 지원금의 여부를 떠나 ‘연구자에 대한 진심 어린 신뢰와 지지’ 였던 것 같습니다. 저를 믿고 지원해주는 기관에 보답하기 위해, 지원 이후에도 열심히 강의와 연구에 매진하였습니다.
글로벌 학술활동 지원사업에 참여하신 이후 가톨릭대학교에 전임 교수로 임용되었다고 들었어요.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어떻게 커리어설계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 제 석박사 학위 주제는 패션 디자인과 미학분야로 지극히 인문/사회학적인 주제였었지만 이후 패션 분야와 테크놀로지 분야와의 융합에 대한 산학계의 요구가 커지면서 연구분야를 디지털 테크놀로지·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지속가능한 의류소재 개발 분야로 설계하였습니다. 또한, 조선대학교 연구교수 생활 중에는 납땜하는 방법부터 전자회로의 구성, 전자신호 표시 장치 다루는 법 등 전기전자적 기초 지식에 대해 실험실에서 하루종일 고민하면서 독학하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웨어러블 전자기 에너지 자가발전 텍스타일 개발(2019)’, ‘웨어러블 진동자 액추체이터 설계와 제작(2020)’, ‘에너지 자가발전 텍스타일을 위한 에너지 저장장치(2021)’와 관련한 논문을 게재하였고, 이중 에너지 ‘자가발전 텍스타일을 위한 에너지 저장장치’ 관련 논문은 Fashion & Textile이라는 SCI 저널의 Best paper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정규직 교수 임용은 2020년부터 도전하였습니다. 당시에 저는 아직 저명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이 적어 서류심사에서부터 떨어지는 경우도 많았지만, ‘지원’을 준비하는 것 또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생각하였고, 학계에 제 이름을 조금이나마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생각하였습니다. 임용심사에 떨어졌다해서 좌절하지 않았고, 다음을 위해 더 열심히 연습하고 떨어진 원인을 찾아 부족한 부분을 채웠습니다. 그러던 와중 가톨릭대학교에서 의류소재와 테크놀로지 관련 부분의 전공자에 대한 공고를 보게 되어 지원하였고, 그간의 강의실적과 연구실적, 프로젝트 실적이 학교에서 원하는 인재상에 잘 맞아 전임교원으로 임용되었습니다.

▲ 연구에 대한 열정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당당히 가톨릭대학교 의류학과 조교수로 활동 중인 이혜원 교수
글로벌 학술활동 지원사업에 관심을 갖고있는 여성과학기술인에게, 어떻게 지원사업을 활용하고 커리어를 설계해야할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이> 여성과학자가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은 연구생활과 가정생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는 것입니다. 한달이 된 아기를 떼어 놓고 새벽 5시에 집을 나선 날도 많았고, 한밤중에 돌아와 자는 아기 옆에서 숨죽여 울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어려움들이 제가 굳건해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힘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여기까지 잘 헤쳐온 것 같습니다.
커리어 설계를 위해서는 이전 연구와 다르게 이렇게 내 자신이 바뀌어 연구하고 있다 라는 ‘스토리’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 이런 연구를 했는지, 왜 이러 프로젝트를 했는지에 대한 모든 질문에 자신이 정한 답이 모두 들어맞도록 스토리를 짜세요. 그리고 짜여진 자신만의 각본에는 또하나, 스스로 연구자로서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자신감을 가지고 연구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또한, 현 연구분야 뿐만 아니라 ‘앞으로 변화하는 연구 트렌드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연구자’라는 인상이 중요합니다. 저는 미학, 디자인 분야에서 테크놀로지 분야로 한발 나아갔습니다. 3D 가상 테크놀로지부터 스마트 웨어러블 분야까지 제가 설계한 분야는 현재 패션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같으며, 앞으로 더 개발이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이러한 커리어 설계를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며 의견을 교류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다양한 학술대회 참가 뿐만 아니라 학교에 계신 학계 선배님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기를 권유드립니다. 그리하여 스스로 연구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면, 학술대회, 논문 게재 등에 적극적으로 지원받으셨으면 합니다.
이혜원 교수님의 추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이> 저는 패션 제품의 제품 수명 주기중 마지막 단계인 폐기단계를 첫 단계인 재료화 단계로 연결하는 주제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패션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트랜드로 인해 발생하는 의류 폐기물의 효율적 처리를 고민하고 있는데, 저는 의류폐기물이 창조적인 직물로서 거듭날수 있는 직조법 및 제품 생산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제품화 및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 글로벌 학술활동 지원사업이란? ● 비정규직 박사급 여성과학기술인의 R&D연구성과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위하여 국외 기관연수, 국내외 학회발표 및 논문게재, 논문영번역 등을 지원하는 WISET의 학술연구 지원사업이다. 국외연수는 800만원 이내, 학회활동은 300만원 이내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문의) WISET 사업전략팀 jslee@wiset.or.kr, 02-6411-10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