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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Did It] 사회적 지능을 갖춘 돌봄 로봇을 연구하는 로봇 인공지능 연구자 #127 일본 추부대학교 이재령 교수

#이재령교수#돌봄로봇#여성과학기술인

조회수 34 좋아요0 작성일2025-12-22

사회적 지능을 갖춘 돌봄 로봇을 연구하는

로봇 인공지능 연구자

일본 추부대학교 이재령 교수(Ep.2)

 

HRI(Human Robot Interaction) 연구의 세부 분야인 복지 로봇(Assistive Robot). 이재령 교수는 로봇이 사람의 감정을 읽고, 성격의 특성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로봇에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을 탑재하여 사람과 로봇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을 한다. 특히 정서적인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로봇을 통해 효과적인 소통 훈련을 할 수 있는 로봇 시스템을 연구 개발 중이다.

 

지난 10월, 국립재활원은 <돌봄 로봇 네트워크 포럼>을 열었다. 이 포럼에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로봇기술이 지속가능한 돌봄을 제공하기 위한 필수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공감과 함께 다양한 분야의 돌봄 로봇, 스마트 케어에 대한 논의가 펼쳐졌다. 

 

이처럼 로봇이 공장 생산, 물류, 국방 등 전통적으로 활용되던 기능을 넘어, 복지 로봇(Assistive Robot)의 개념이 등장하고, AI를 통한 ‘정서적 케어’ 기능까지 갖추 인간의 전 생애주기에서 함께 하는 돌봄 생태계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복지 로봇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팔이나 다리의 손실 등 물리적인 장애를 도와주는 로봇이지만 이재령 교수는 정서적인 돌봄을 하고 사회적인 상황에서 도움을 주는 로봇, 즉 사회성을 돕는 로봇(Socially Assistive Robot)을 연구한다. 그는 주로 자폐 아동, 치매 노인을 돕는 로봇 개발을 진행 중이다.

 

 

자폐 아동과 치매 노인의 사회성을 돕는 로봇

 

 

“저희가 하는 연구는 로봇에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을 탑재해 사람이 일상에서 로봇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연구에요. 예를 들어, 대화 상대에 따라 거리를 다르게 유지하거나, 직장에서 동료와 가벼운 대화를 하며 미소를 짓는 등의 행동은 보통 사람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로봇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영역입니다. 이런 사회적 상호작용을 로봇에게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연구의 목표에요.”

 

AI 시대라고 하지만, AI가 인간의 감정에까지 반응하고 돌본다는 개념은 생소하고 놀랍다. AI 로봇이 어떻게 자폐인과 교감하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자폐 아동을 돕는 로봇은 놀이를 통한 치료에 활용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평소 대화가 거의 없던 자폐 아동이 로봇과 함께 있는 환경에서는 부모나 치료사와 대화를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로봇이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행동을 반복하기 때문에 아동이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이 로봇이 아동이 성인이 될 때까지 사용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로봇과 함께 사회성 학습을 연습한 뒤, 어느 정도 발달하면 로봇 없이도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는 자폐 아동 치료뿐만 아니라, 1인 가구의 생활 지원이나 노인 복지시설에서의 정서적 동반자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자폐 아동이나 치매 초기의 노인 등과 언어적/비언어적 상호작용을 하는 복지 로봇들은 사용자의 생체 신호(Biometric signals)를 분석하여 감정 상태를 해석하고, 적절한 상호 작용을 나눈다. 연구팀은 로봇이 사용자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인간의 움직임, 사고, 감정을 정량화, 데이터화하여 개인의 고유한 특성을 파악하게 한다. 인간과 로봇 시스템 간의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소통을 촉진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통해 로봇 기술의 사용성을 향상시키며, 다양한 상호작용에서 로봇의 적응력과 효과를 개선하기 위해 로봇을 개인화하는 방법을 탐구 중이다.

 

“자폐 아동은 개별 특성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진단명에 ‘스펙트럼’이라는 단어가 포함될 정도로 개인차가 큽니다. 저희가 개발한 로봇은 이러한 개별 특성을 이해하고, 아동의 자폐 정도, 성별, 문화적 배경 등을 반영해 감정 상태와 집중도를 파악한 뒤 그에 맞게 반응합니다. 또한 자폐 아동의 특징 중에는 감정의 이해와 표현이 쉽지 않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타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로봇이 반복적인 훈련을 도와줍니다. 단순하게 반복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의 변화와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적절한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챗봇, 스마트폰이 아닌 ‘로봇’만이 할 수 있는 일


 ©이재령 교수 제공

 

 

노인, 독거인 등의 정서적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기능을 탑재한 AI챗봇이나 스마트 스피커는 이미 등장한 지 오래다. 그런데 자폐 어린이의 훈련에 이런 작은 스마트 기기가 아닌 로봇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왜 굳이 공간을 차지하는 왜 로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자폐 아동들이 로봇과 대화하며 훈련하는 이유는 로봇과 소통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로봇과 연습을 한 후에 이 상황 그대로 사람하고 대화하고 상호작용하는 것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상호작용 안에서도 말로 하는 대화가 있고, 뿐 아니라 눈 맞춤, 악수, 표정이나 몸짓들이 포함되어 있지요. 이 모든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연습하기 위해 부피 있는 몸체가 있는 로봇이 필요합니다.”

 

복지 로봇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일본에서 물개 모양의 반려 로봇 ‘파로(Paro)’를 개발하였다. 하얀 새끼 물개의 모습인 ‘파로’는 우유를 먹일 수도 있고, 로봇을 쓰다듬으면 눈을 깜박이거나 꼬리를 움직이며 기분이 좋다는 표현을 하며 사용자와 교감한다. ‘파로’를 사용한 결과, 복용하는 약의 양이 확연히 줄어드는 등, 사용자의 불안과 우울증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이 물개 로봇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의료기기 승인을 획득하며 화제를 모았다. 또한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 인형이 모습을 한 대화형 돌봄 로봇 ‘효돌이’가 홀몸 노인들을 위해 배포되어 좋은 반응과 함께 사용되고 있다.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로봇은 개별 사용자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자폐 아동뿐 아니라, 치매 초기 노인들의 인지 훈련도 돕습니다. 또 노인을 돕는 로봇은 단순하게는 복용하는 약을 잊어버리지 않고 드시도록 리마인드하고, 대화를 나누며, 그분들이 하루에 필요한 최소 운동량을 채울 수 있도록 어떻게든 체조를 하게 도와드리는 일도 합니다. 매일매일 일상생활을 활발하게, 활기차게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예요.”

 

 

로봇과 인간의 공생하는 미래, 정말 빌런 로봇은 없을까?

 

 

로봇 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하면서, 거꾸로 로봇이 인간을 공격하는 영화 속 상상 같은 일은 과연 일어나지 않을지에 대한 걱정들도 존재한다. 인공지능 로봇과학자로서 그가 생각하는 인간과 로봇의 미래는 어떠할까?

 

“이 질문은 제가 수업 중에도 학생들과 자주 토론하는 주제입니다. 영화 <아이, 로봇>처럼 인간이 기술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해 위험한 상황이 오게 될지, <빅 히어로>의 베이맥스처럼 따뜻하게 인간을 돌보고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로봇과 함께하는 미래가 될까요? 저는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며 함께 고민합니다. 실제로 HRI 분야 안에서도 로봇 윤리, 법과 관련된 하위 연구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로봇이 인간 사회와 점점 더 가까워질수록 단순히 기술 개발만이 아니라, 그것이 가져올 사회적·윤리적 문제를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악용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규칙이나 법적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래서 학계에서는 기술 발전과 동시에 그로 인한 위험성, 사회적 영향에 대해서도 병행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로봇의 동행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재령 교수는 그 동행이 더욱 따뜻하고, 특히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큰 힘이 되는 길이 되도록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인간과 로봇이 지혜롭게 서로를 돌보는 미래가 기대되는 것은 그와 같은 HRI 연구자들의 분투 덕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