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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Did It] 초미세 속에 숨겨진 미래문제 해결의 열쇠, 나노과학 #116 뉴욕 마라나노텍 이혜연 대표

#나노과학#마라나노텍#여성과학기술인

조회수 65 좋아요0 작성일2025-09-03

<SHE DID IT>

초미세 속에 숨겨진 미래문제 해결의 열쇠, 나노과학 

뉴욕 마라나노텍 이혜연 대표(Ep.2)

 

 

화학과 물리, 자기부상열차와 초전도체를 연구하던 이혜연 박사는 나노과학의 무한한 확장과 응용이 만들어 낼 혁신에 매료되어 나노과학자가 되었다. 지금은 나노기술을 기반으로 한 딥테크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 이혜연으로 변신하여 여성 건강, 노년층 건강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나노과학, 10억분의 1미터에서 시작되는 무궁무진한 혁신

 

나노과학은 눈에 보이지 않은 1나노미터, 즉 10억 분의 1미터(10⁻⁹m) 단위에서 물질을 이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1나노미터는 원자나 분자 몇 개가 나란히 배열된 정도의 극도로 미세한 크기이다. 이 극미세의 세상을 이해하고, 설계하여 응용하기 시작하면 눈으로 보이는 거시세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이한 생물학적, 물리적, 화학적 현상이 관측된다. 나노과학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통해 현대 사회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찾아내고 있으며, 나노과학은 전기, 전자, 에너지 등 다른 학문 분야와 융합하여 인류가 직면한 에너지, 환경, 건강 등의 문제를 해결할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혜연 대표는 나노과학에 대해 ‘작지만 거대한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세계를 제어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매력적이고, 가슴 뛰는 일입니다. 처음 나노과학을 접했을 때는, ‘이렇게 작은 구조가 정말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반응을 감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했지만, 연구를 하면 할수록 나노센서 하나로 사람의 건강 상태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실감 났습니다. 나노과학은 기술 자체도 놀랍지만, 그 기술을 사람에게 어떻게 적용하고,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를 고민하는 과정이 무척 인간적이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노웰, 몸속 변화를 읽는 ‘작은 우물’


 

나노과학의 다양한 응용 분야 중에 바이오메디컬 시대의 가장 뜨거운 키워드로 부상한 나노바이오 공학은 생명공학(Biotechnology, BT)과 나노기술(Nanotechnology, NT)이 융합된 학문이다. 생물학 현장에서 일어나는 생명 현상들을 나노 스케일의 관점에서 관찰하고, 이를 공학 기술과 융합 응용하여, 의학 기술과 헬스 케어 분야에서 새로운 솔루션과 패러다임을 만들어낸다. 특히 나노기술의 발전은 더 작고, 빠르고, 똑똑하며, 효율적인 제품과 시스템의 등장을 가능하게 한다. 

 

이혜연 대표와 마라나노텍은 나노바이오 공학을 이용해 아주 작은 ‘나노’ 세계에서 우리 몸의 건강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만들었다. 나노 바이오 센서, 말 그대로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센서를 이용해서, 우리 몸 속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반응이나 변화를 실시간으로 읽어내는 기술로서 여성 건강, 고령층의 건강 진단, 감염병 예방 등의 방법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다.

 

“피 한 방울만으로도 염증이 있는지, 혹은 특정 질병의 징후가 있는지를 빠르게 알 수 있어요. 대형 병원에서 사용하는 크고 복잡한 장비가 나노 기술을 통해 아주 작고 미세한 키트로 작고 간편하게 만들어진 것이에요.”

 

이혜연 대표는 나노 센서를 우물 모양으로 디자인하였고 ‘나노웰(Nano-well)’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 ‘우물(well)’은 생체 분자를 하나, 혹은 수 개 만을 가두고 고정화되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주변의 분자와 접촉이 적어 고감도의 진단이 가능하다.

 

굉장한 미량, 센서 당 약 8 펨토(1000조분의 1) 리터 수준의 적은 샘플만 있으면 질병과 호르몬 변화의 정확한 측정을 할 수 있는데다, 고해상도, 고정밀 반도체 공정 기술을 도입하여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비용 절감을 이룬 것도 주목할 성과다. 체외현장 진단 기기가 혈액, 타액 등 초미량의 액체 생체검사로도 높은 정확도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분자 제어, 박막 전극 활용 등 최첨단 나노 기술 덕분이다. 나노 바이오 센서 키트는 AI 기술을 더해, 여성 건강, 고령자 돌봄, 감염병 조기 진단, 만성질환 예측 같은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자가 진단 기술 개발의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피 한 방울’이라는 말은 실리콘밸리는 물론 세계를 충격으로 빠뜨렸던 엘리자베스 홈스와 테라노스의 사기극을 연상하게 하기도 한다. 그녀도 손가락 끝 소량의 피만으로 모든 병을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때도 이미 나노과학자들은 홈스와 테라노스의 주장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었어요. 우리의 나노센서로 여성 건강의 중요한 지표 들을 파악하는 기술은 충분한 검증을 거쳤습니다. 마라나노텍은 이 기술을 응용해서, 여성의 호르몬 건강이나 뼈 건강 상태를 분석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맞춤형으로 관리할 수 있는 펨테크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어요.”

 

 

과학의 사각지대, 펨테크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펨테크는 여성(femal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여성의 생리, 임신, 출산, 육아 등 여성의 라이프 스타일과 건강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첨단 기술을 일컫는다. 이 대표는 현재의 여성 의학이 생리, 임신, 출산 등 완경기 이전의 가임기 여성의 건강 관리에만 집중되어 있는 부분을 지적한다.

 

“여성은 나이에 따라 다양한 호르몬 변화와 신체 변화를 겪기 때문에, 기존의 일률적인 건강관리로는 부족합니다. 특히 완경기 이후에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체중 증가, 혈압 상승, 골다공증을 비롯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럼에도 이 시기 여성 건강의 관리는 사각지대에 있어요. 이 중년기와 완경기 이후 시기의 여성 건강 시스템을 방치하는 것은 여성을 아이를 낳는 도구로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나노센서를 통해 전생애 주기에 걸쳐 각종 여성 질병을 진단하고,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켜주는 ‘일상 속 헬스케어 도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AI기술과 융합해서 호르몬 변화에 따른 개인별 맞춤형 솔루션도 제공하게 됩니다.  나노과학의 가장 큰 강점인 융합과 확장을 통해 여성과 노년층의 생활의 질을 높이는 좋은 도구가 될 것입니다.”

 

 

글로벌 무대를 향하는 한국의 나노 기술력

 


 

이미 100 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 이혜연 대표는 지금도 국제 연구 무대에서 탁월한 결과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특히 하버드 의과대학 브리검 여성병원의 신수련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반도체 공정 기반 나노 기술과 결합된 생체 평가 개발 연구 기술을 발표, 나노/마이크로 분야 SCI저널에 27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23년 나노바이오센서를 통해 신속하고97%에 가까운 정확성을 기록하는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개발하고, 질병 및 건강도를 빠르게 진단해 내는 디지​털 헬스 진단 플랫폼 ‘ESEN2000’ 어플리케이션의 개발과 등록을 마쳤다. 

 

이혜연 대표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의료산업인들과 함께 2025년 KAMDA(Korea-America Medical Device Association 재미 한인 의료산업 협회)를 창립했다. 

 

“한국인이 이끄는 바이오메디컬 기업,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은 대부분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미국에 진출하고, 사업을 확장하기에 장애물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지요, 먼저 미국에 들어와 활동하고 있는 뉴욕의 한인 바이오메디컬 사업가들이 이를 돕기 위해 뭉쳤습니다. 한국의 높은 바이오 기술이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좋은 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나노과학자를 꿈꾸는 당신에게

 

이혜연 대표는 나노바이오 융합과학이 단순히 작음을 다루는 학문이 아니라, 가장 깊은 생명 현상과 연결되는 영역이라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기술을 넘어서, 사람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진짜 연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실험이 잘 안되고, 방향을 잃었다고 느끼는 순간이 분명 있을 거예요. 하지만 과학은 절대 혼자 하는 것이 아니에요. 협력하고, 질문하고, 실패를 공유하고, 함께 해석하는 그 연결의 과정에서 진짜 혁신이 태어납니다. 여러분의 손끝에서 시작된 작은 탐구가, 언젠가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큰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나노 과학의 세계로 나아가기 원한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혜연 대표는 나노 과학의 핵심은 융합에 있다고 말한다. 이혜연 대표 자신도 석사는 무기 화학, 박사는 물리 및 무기화학 전공으로 공부했고, 자기부상 열차를 연구하면서 반도체 공학의 메모리 소자도 공부했다. 

 

“뿐만 아니라 기계 공학도 알아야 되고 반도체 공학도 알아야 해요. 일본 공장에서 기기를 만들기 위해 씨름하며 익힌 것이 사업을 시작하면서는 엄청난 힘이 되었습니다. 나노 과학은 분야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처음부터 한 분야에만 주력하기보다는 과학의 전반적인 분야를 접해보세요. 그런 과학의 전반적인 지식들을 충분히 채운 이후, 그 다음 스텝에서 내가 꽂히는 나노의 한 분야를 찾고 나아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래야 나노과학을 공부하다가 만나게 되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생깁니다.”

 

 

나노 테크놀로지- 지금도 이혜연 대표는 이 작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과학에 푹 빠져 있다. 보이지 않는 나노의 세계를 통해 여성 건강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소외된 완경기 이후의 여성 건강, 병원 내원이 쉽지 않은 노년층의 건강 관리 등, 우리 사회의 숙제를 나노과학으로 풀어내는 그의 연구 여정. 여성과 노년층이 더 건강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도록, 나노기술과 함께 끝없는 그의 도전이 만들어갈 우리 모두의 내일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