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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Did It] 고에너지 우주선 입자로 암흑을 밝히는 천체물리학자 #115 미국 메릴랜드대 물리학과 서은숙 교수
#천체물리학자#우주선#여성과학기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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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9-03
<SHE DID IT>
고에너지 우주선 입자로 암흑을 밝히는 천체물리학자
미국 메릴랜드대 물리학과 서은숙 교수(Ep.2)
지구로 쏟아지는 고에너지 우주선(cosmic ray)을 쫓아 우주의 기원을 탐사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의 단서를 좇는 그의 연구는 “우주선 성분과 스펙트럼을 측정해 인류가 아직 풀지 못한 미지(未知)에 한 줄기 빛을 비추는 작업”으로 평가받는다.
우주선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다. 대부분 양성자와 헬륨 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태양계 밖에서 기원한 고에너지 우주선은 우리 은하나 그 너머에서 발생하는 초신성 폭발, 감마선 폭발, 혹은 블랙홀 주변의 극한 환경과 관련이 있다. 서 교수는 이러한 우주선의 에너지 스펙트럼과 구성 성분을 정밀 분석함으로써 우주의 극한 물리 현상을 이해하고자 한다.
고에너지 천체 입자 물리학(High-Energy Astro Particle Physics)
고에너지 천체입자 물리학은 매우 높은 에너지를 지닌 우주입자들의 특성과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물리학의 한 분야다. 이 분야는 우주의 기원, 암흑물질의 존재, 우주 입자의 구성 겅분 등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추구한다. 고에너지 우주입자들은 자연적으로 초신성 폭발, 감마선 폭발, 블랙홀 근처의 제트 분출 등 극한 우주 환경에서 발생하는데, 지상 실험실의 인공 입자가속기를 통해서는 생성될 수 없는 훨훨씬 높은 고에너지를 가진다.
우주선 입자는 지구 대기와 충돌하며 2차 입자들을 생성하는데, 지상에서는 이를 분석함으로써 원래 입자의 성분과 에너지, 기원을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간접 검출 방식은 대기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모델에 의존하여 불확싷성이 크기 때문에, 대기와 상호작용이 일어나기전 원래의 1차 입자를 직접 검출 방식이 선호된다. 이에 따라 고고도 벌룬, 위성, 국제우주정거장 등 대기권 바깥에서 고에너지 입자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고에너지 우주선 물리학은 물리학뿐 아니라 공학, 데이터 과학, 천문학 등과의 융합이 활발한 학제 간 분야로, 다양한 진로가 가능하다.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신소재 기반의 검출기 개발, 우주 환경에서의 방사선 연구 등이 미래 유망 분야로 꼽힌다.
NASA의 물리학자(Physicist at NASA)
©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NASA)
NASA에서 활동하는 물리학자들은 우주 공간의 물리적 현상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고에너지 입자, 방사선 환경, 우주선 기원 분석, 우주선에 의한 장비 손상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 관여한다. NASA의 물리학자는 우주 환경 분석, 입자 검출 장비 설계, 탐사용 미션 기획 및 운영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특히 우주선 검출 및 분석 기술은 장기 우주비행과 행성 탐사 미션에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이들은 국제우주정거장(ISS), 고고도 벌룬(high-altitude balloon), 인공위성 등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우주선 물리 실험을 수행하며,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고에너지 입자의 분포, 기원, 플럭스 변동 등을 연구한다. 또한 우주선으로부터 우주인과 장비를 보호하기 위한 방호 기술, 우주 방사선에 대한 예측 모델링 등 응용 연구도 병행된다. NASA 물리학자들은 다학제 협업 환경에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데이터 분석, 시스템 설계 등 복합적인 능력을 발휘하기도하며, 전문성과 국제 공동 연구 경험을 가지게된다.
서은숙 교수의 연구 분야 및 주요 연구
서은숙 교수는 고에너지 우주선을 중심으로 한 천체입자물리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과학자이다. 그의 주요 연구는 고에너지 우주선의 성분과 에너지 스펙트럼 분석, 암흑물질의 탐색, 우주선 기원의 규명, 우주가속기의 가속한계 탐구, 우주 환경 방호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 프로젝트로는 NASA의 지원으로 수행한 CREAM(Cosmic Ray Energetics and Mass) 실험과 그 후속 실험인 ISS-CREAM이 있다. 그외에도 16개국이 참여하는 거대공동연구 프로젝트인 AMS (Alpha Magnetic Spectrometer)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들 실험은 다층 구조의 검출기(실리콘 검출기, 섬광 섬유, 전자기 샤워 검출기, 칼로리미터 등)를 활용해 입자의 질량, 전하, 에너지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으며, 암흑물질 모델의 검증과 고에너지 입자 가속 메커니즘 분석에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서 교수는 실험 설계, 장비 개발, 현장 조립,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이론 해석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특히 대기 샤워를 활용하는 지상의 간접측정이 아닌 우주기반의 직접 검출 방식 개발, 고에너지 우주선의 성분별 정밀한 플럭스 측정, 우주기반으로는 최고 에너지 우주 방사선 측정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의 연구는 천체 물리학 뿐만 아니라, 항공우주공학 및 전 공학분야, 기초입자물리학, 데이터 과학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되며, 차세대 우주 임무와 기초과학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미국 과학재단(NSF), NASA 등의 지원을 통해 국제적인 과학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실험물리학과 우주과학의 교차점에서 독창적인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대기 너머, 테라볼트(TeV) 우주선을 잡아라
남극에서 벌룬을 발사하기 직전(본인 제공)
지표를 강타하기 전에 우주선을 포착하면, 원래 스펙트럼과 입자 구성을 거의 그대로 분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서 교수는 40 km 상공의 벌룬 실험부터 국제우주정거장(ISS)까지 검출기를 실어 올렸다. 이를 가능케 한 프로젝트가 CREAM, 그리고 후속 실험인 ISS‑CREAM이다.
지구 대기권에서의 1차 입자 충돌은 연쇄적으로 다수의 2차 입자 생성(이른바 대기 샤워, air shower)을 일으키기 때문에, 지상에서 측정되는 우주선 정보는 왜곡되기 쉽다. 따라서 CREAM과 같은 우주 기반의 직접 검출 실험은, 고에너지 우주선의 본래 성질을 보존한 상태로 관측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이다. 이러한 직접 검출은 암흑물질 탐색, 은하 내 입자 가속 메커니즘 연구, 우주선의 기원 해석 등 다양한 우주물리학의 핵심 질문과 직결된다.
CREAM∙ISS‑CREAM이 연 우주선 물리의 지평
- 최초의 장기 고도 비행: 남극 상공에서 벌룬을 42일간 체류시켜 테라볼트(10¹² eV) 이상의 우주선을 직접 측정했다.
- 발사 준비 기간 6분의 1 단축: 현장 조립‑점검 공정을 혁신해 3개월 걸리던 준비 기간을 2주로 줄였다.
- 실시간 원격 제어: 비행 중에도 검출기 명령 및 데이터 전송을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시스템을 구축해 고에너지 입자 샘플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 우주기반의 직접 측정 방법으로 최고 에너지 우주 방사선 측정 성공
우주선을 검출하기 위한 장비는 극한 환경에서도 정밀하게 작동해야 한다. CREAM의 검출기는 다층의 실리콘 검출기, 섬광 섬유(fiber scintillator), 전자기 샤워 검출기, 대형 칼로리미터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러한 다중 검출 체계는 입자의 질량, 전하, 에너지 등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서 교수는 실험 설계 초기부터 데이터 수집 후 해석까지 전 과정에 깊이 관여하며, 실질적인 성능 향상과 데이터 품질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성과 덕분에 CREAM 계열 실험은 고에너지 우주선 플럭스(유량)와 성분 비를 정밀 측정해 우주선 기원/가속/전파 모델을 검증할 수 있는 창구로 자리매김했다. 고전적 간접 검출 방법인 대기 샤워 분석으로 할 수 없는 우주선의 성분이 에너지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획기적으로 측정했기 때문이다.
논리적 사고를 키우는 물리학
메릴랜드대학교의 서은숙 교수 실험실(본인 제공)
서 교수의 강의실에는 물리 전공자뿐 아니라 다양한 전공 학생들이 모인다. 그는 “우주선 연구는 융합적 사고 훈련의 최적판”이라며, 실험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프로그래밍·통계·공학 지식을 두루 접목한다. 미국 대학 시스템은 전공 변경이 자유롭고 진로 스펙트럼이 넓어 물리학과 지원자 감소세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또한 그는 과학 교육이 단순한 공식 암기가 아닌, 논리적 사고 체계를 세우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질문하는 습관이 과학의 시작”이라는 신념으로, 학부생들에겐 ‘문제를 재정의하는 법’을, 대학원생들에겐 ‘데이터로 말하는 법’을 가르친다. 교육자로서의 서 교수는 미래 세대 과학자들의 탐구심과 실천력을 길러주는 든든한 길잡이다.
고에너지 우주선 입자는 대형 인공입자가속기 수준 이상의 에너지를 품고 지구 대기로 떨어진다. 서은숙 교수는 그 입자의 궤적을 따라 암흑물질의 실마리를 찾고, 우주선 기원을 규명하며, 우주 환경 방호 기술을 설계한다. 그에게 과학은 “모르는 것을 사랑하는 일, 그리고 그 사랑을 다음 세대와 나누는 일”이다. 우주를 향한 그의 집요한 질문이 멈추지 않는 한, 인류가 미지의 95%를 밝혀낼 날도 한층 가까워질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기 너머 어둠을 가르는 우주선처럼, 서 교수의 연구는 “가능성”이라는 이름의 빛을 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