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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시스템대사공학과 합성생물학
시스템대사공학#첨단바이오#여성과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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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08-21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연구부총장: 시스템대사공학과 합성생물학
경력
1982-1986 학사, 서울대학교, 화학공학
1987-1991 박사, 미국 Northwestern대학교, 화학공학
1994- 교수/특훈교수, 한국과학기술원, 생명화학공학과
2012-2013 의장, 바이오텍 글로벌아젠다카운슬, 세계경제포럼, 스위스
2016-2020 공동 의장, 바이오텍 글로벌퓨처카운슬, 세계경제포럼, 스위스
2023 회장, 한국생물공학회
아카데미 펠로우
2005 미국미생물학술원 펠로우, 미국
2010 미국산업미생물생명학회 펠로우, 미국
2013 미국의생명공학회 펠로우, 미국
2021 영국 왕립학회 외국회원, 영국
2023 중국공정원 외국 아카데미션, 중국
수상
2008 머크대사공학상, 대사공학 국제학술대회
2012 마빈존슨상, 미국화학회
2017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대한민국대통령
2017-2023 Highly Cited Researcher, Clarivate (Thomson-Reuters ISI)
2018 조지 워싱턴 카버 상, 생명공학산업협회 (BIO)
2018 에니상, 로마, 이탈리아
2019 삼손상,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
2021 찰스 스콧상, 미국산업미생물생명공학회 (SIMB)
2023 노보자임 상, 노보자임, 덴마크
<기존 대사공학에 합성생물학, 시스템생물학, 진화공학의 전략과 도구들을 모두 통합한 시스템대사공학 (Systems metabolic engineering)개요도>
<시스템대사공학을 수행하는 전략들과 흐름도>
기후위기는 현재 국제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로서 화석원료에의 높은 의존도를 낮추어야 한다. 미생물을 이용하여 재생가능한 바이오매스 혹은 CO2로부터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방법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야생형 미생물 균주들은 이러한 화합물 생산 효율이 낮아, 바이오리 파이너리 공정에 직접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대사공학이다. 대사공학은 미생물의 대사 네트워크를 디자인하고, 조작하여 원하는 화합물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술로 간단히 요약할 수 있다.
대사공학은 지난 30여 년 동안 많이 발전하여 다양한 산업적 가치가 높은 화합물과 연료, 의약품 등을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들이 개발되었다. 하지만 기존의 대사공학 기술을 활용하여 산업용 균주를 개발하고 이를 상업화하는 데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필자의 연구실에서는 20여년 전 전통적인 대사공학에 시스템 생물학, 합성생물학, 진화 공학 등을 접목하여 시스템대사공학을 창시하였고, 이를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미생물 세포공장의 제조가 가능하게 되었다.
시스템 대사공학 연구에는 대사 경로 재구성, 유전체 수준의 엔지니어링, 표적 유전자 발현 조절, 다중 유전체 엔지니어링, 합성 유전 회로 제작, 표적 화합물 내성 증진 등 다양한 전략과 도구가 사용된다. 이러한 전략들은 미생물 배양 조건 최적화 및 생산 능력 향상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프로젝트 디자인, 균주 선정, 대사 회로 재구성, 내성 증진, 음성 조절 회로 제거, 조효소 및 전구체 공급 최적화 등이 발효공정과 분리정제공정까지 염두에 두고 유기적으로 계획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시스템 대사공학의 필요성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더욱 강조되고 있다. 첫째, 미생물 균주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둘째, 효율적인 균주 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 화합물의 생산을 가능하게 해 준다. 셋째, 다양한 생명공학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연구 전략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바이오 리파이너리 기반 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그간 필자의 연구실에서는 시스템 대사공학을 통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여 왔다. 예를 들어, 한우의 반추위로부터 분리한 맨하이미아 균의 체계적인 시스템대사공학을 통해 세계 최고 효율의 숙신산 생산 균주와 공정을 개발하였고, 세계 최초로 비천연 대사산물인 가솔린을 생산하는 대장균도 개발한 바 있다. 또한, 나일론의 원료로 사용되는 아미노발러릭산, 글루타릭산, 1,3-다이아미노프로판 등을 생산하는 미생물들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고, 다양한 플라스틱 생산균주들, 그리고 가축 사료와 음식 첨가물로 사용되는 발린, 트레오닌, 아르지닌을 높은 농도로 생산하는 미생물들도 개발하였다. 바이오연료로는, 가솔린뿐 아니라 에탄올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바이오부탄올, 메틸/에틸 에스터 계열의 바이오디젤, 알케인 및 알킨 계열의 연료를 생산하는 미생물들도 개발하였다. 이러한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화석원료에의 의존도를 낮추는 바이오 기반 제조기술 이외에도, 인간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대사산물들의 생산연구도 수행하여 왔다. 석유로부터 만들어지는 포도향과 자스민향, 연지벌레로부터 추출하는 빨간 색소인 칼민 등을 미생물을 이용하여 환경 친화적으로 생산하는 기술들도 개발하였고, 가장 강력한 천연 항산화제인 라이코펜, 아스타잔틴 등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균주들도 개발하였다. 최근에는 눈 건강에 필수적인 루테인을 생산하는 미생물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하기도 하였다.
합성생물학은 시스템 대사공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합성생물학은 기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생물부품, 모듈, 시스템들을 만들어 새로운 형질이나 생명 현상을 구현하는 분야이다. 필자의 연구실에서 개발한 합성 조절 sRNA를 이용한 유전자 발현 조절, 바이오센서 기술, 조효소 최적화, 효소 기질 및 전자 채널링 기술 등 다양한 합성생물학적 기술이 대사공학에 적용되고 있다. 이들을 연구함에 있어 데이터사이언스와 인공지능의 융합은 필수이다. 유전체 수준의 인실리코 대사네트워크 시뮬레이션을 오랜 기간 수행해 오면서 최근에는 심화학습을 통한 효소의 기능예측과 전사인자 예측 등 알고리즘들을 개발하였고 이를 통합하여 보다 더 정확한 유전체 수준에서의 대사네트워크 모델을 만들 수가 있었다.
시스템 헬스케어 연구 또한 중요한 연구 분야이다. 인체 가상 세포를 이용한 모델링을 통해 다양한 예측 및 분석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항생제 개발, 간암 줄기세포 연구 등 다양한 분야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약물 상호작용 예측 시스템 개발 등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결론적으로, 시스템 대사공학은 미생물 균주 개발 및 바이오경제 시대를 이끌 바이오 제조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후 변화와 같은 국제 사회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고 인류의 건강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기술 개발을 통해 시스템 대사공학의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