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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23년 최고 과학계 혁신은 비만 치료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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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882 좋아요1 작성일2023-12-27
2023년 최고 과학계 혁신은 비만 치료제 개발
2023년을 빛낸 과학 이슈와 2024년 주목해야 할 이슈 선정
▲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는 지난 15일 2023년 과학계를 빛낸 혁신적인 사건 10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Science

과학계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와 ‘네이처(Nature)’는 매년 연말이면 한 해를 빛낸 과학계의 사건을 선정하고, 내년에 기대되는 이슈를 공유한다. Science는 2023년을 빛낸 최고의 과학 이슈를, Nature는 2024년 주목할 이슈를 선정해 각각 발표했다.

올해 최고의 과학 이슈는 비만 치료제
지난 15일(한국시간) ‘사이언스’는 2023년 과학계 혁신(2023 Breakthrough of the year)’을 선정해 발표하며,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을 타깃하는 비만 치료제를 올해 최고의 혁신적인 이슈로 꼽았다. GLP-1 작용제는 국내에서는 ‘삭센다’로 잘 알려져 있다. 삭센다 등 GLP-1 작용제는 본래 1980년대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됐다. 그런데 실험 과정에서 우연히 식욕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이 발견됐고, 이후 비만 치료제로도 발전해왔다. 2005년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약물이, 2014년에는 비만 치료 목적으로 승인을 받았다. 삭센다 등 기존 개발된 약물은 하루 1~2회 직접 주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런데 2021년 승인된 세미글루타이드(위고비)는 일주일에 한 번만 맞아도 효과를 보여 외국에서는 ‘붐’이 일고 있다. 
이들 약물이 ‘혁신’으로 불리는 이유는 비만 치료 외의 다른 이점도 밝혀졌기 때문이다. 심장 관련 질환 개선 효과와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현재 담배나 약물 중독 치료를 위한 임상 시험도 진행 중이다. 최초 개발자도 몰랐던 다양한 효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사이언스’는 GLP-1 작용제를 올해의 혁신으로 꼽았다고 말했다.


                                                                                             ▲ 노보노디스크의 GLP-1 수용체 작용제 위고비. ⒸWegovy

올해의 또 다른 혁신
이어 사이언스는 ‘입상자(Runners-up)’라는 소개와 함께 올해 혁신적이었던 다른 9가지 과학 이슈도 소개했다. 우선 바다의 심장인 ‘남극 저층수’에 빙하 용융 수가 다량 유입되면서, 지구 해양의 순환이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남극 저층수는 수온이 낮고, 염분이 높은 고밀도 해수로 열, 탄소, 산소, 영양분 등을 전 세계 바다로 순환시킨다. 이때, 지구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3분의 1가량을 가둬두기도 한다. 기후 연구자들은 남극 심층수의 순환이 20~30%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올해 발표했다. 순환 감소에 인류의 탓이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계산할 수 없지만, 기후에 미칠 미래가 두려워진다.
한편, ‘골드 수소’를 발견하기 위한 움직임도 이슈로 꼽았다. 지하에 매장된 천연 수소인 골드 수소를 사용하기 시작한 건 서아프리카의 말 리가 최초다. 깊은 곳에서 수소가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된 과학자들은 세계 곳곳에서 천연 수소를 채취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천연 수소의 추정 매장량이 1조t(톤) 이상으로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수소를 연료와 비료로 사용하기 충분한 양일 것으로 추정한다. 독극물이 된 석유와 달리 수소는 지구의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말리의 석유회사 ‘페트로마’는 서아프리카 말리 보우라케보우고우 마을에서 추출되는 수소를 이용한 사업을 준비하며 회사명을 ‘하이드로마’로 바꿨다. ⒸPaul Chouinard/Versatile energy services

인공지능(AI) 날씨 예보고 주목받은 이슈로 선정됐다. 구글, 후아웨이, 엔비디아 등은 올해 딥러닝을 통해 날씨를 예측하는 AI를 개발해 공개했다. 기존 일기 예보는 날씨 예측을 위해 슈퍼컴퓨터를 수 시간을 돌린다. 반면, AI 예보는 일반 컴퓨터 1대로 1분 내 기상을 예측할 수 있어 빠르고 경제적이다. 다만, 아직 기존 예보를 대체할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
세계 두 번째 말라리아 백신도 올해 등장했다. ‘R21(매트릭스M)’이라는 이 백신은 지난 10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용 승인을 받았다. 기존 백신인 ‘모스퀴릭스’ 가격의 절반 정도로 저렴하면서도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말라리아 영향 지역에서 태어나는 어린이는 4,000만 명인데, 모스퀴릭스로는 450만 명 정도만 접종할 수 있어 한계가 있었다. 반면 매트릭스M은 1년에 1억 회 분을 생산할 수 있어 백신 수요와 공급 간의 격차를 메울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FDA는 알츠하이머 항체 치료제 ‘레카네맙’을 올해 승인하고, 내년 ‘도나네맙’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임상 3상에서 두 약물은 인지 저하를 각각 27%, 35%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류의 북미 진출 시기를 기존 정설보다 최소 5,000년 이상 앞당긴 연구 성과도 올해의 혁신으로 소개됐다. 지금까지는 약 1만 6,000년 전 시베리아에 거주하던 원시 인류가 빙하기가 끝나며 아메리카 대륙으로 유입됐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런데 2만 1,000~2만 3,000년 전에 찍힌 고대 인류 발자국이 발견되며 정설을 뒤집었다.


▲ 미국 화이트샌즈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발자국을 분석한 결과 인류의 북미 대륙 진출이 기존 예상보다 최소 5000년 이상 빠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Dan Odess

우주 곳곳에 퍼져 있는 배경 중력파가 올해 처음 관측되기도 했다. 배경 중력파는 우주의 진화나, 은하가 얼마나 자주 병합되는지 등 우주의 비밀을 풀어주는 단서다. 2015년 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IGO)가 최초 관측한 후 지금까지의 관측은 대부분 급격하고 순식간에 발생하는 현상이었다. 반면, 이번 성과는 15년간 저주파인 배경 중력파를 검출한 결과로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학문 파업이 있었다. 이공계 대학원생이나 박사후연구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대(UC) 캠퍼스 소속 교직원 4만 8,000명이 지난 11월 파업했다. 파업은 대학원생과 박사후연구원의 상당한 급여 인상을 이끈 뒤 종료됐다.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와 독일에서도 이공계 신진 연구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마지막 혁신은 최초의 엑사스케일 컴퓨터다. 인류 최초의 엑사스케일 컴퓨터가 올해 탄생했다.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 ‘프론티어(Frontier)’다. 프론티어는 1초에 119.4경 번 연산이 가능한 성능을 갖췄다. 중국도 엑사스케일 컴퓨터를 가동 중이라는 추정이 있지만, 공식적으로 발표된 내용은 없다.

2024년 주목할 과학 이벤트
▲ 오픈AI는 챗GPT에 쓰인 AI 모델보다 고급 기능을 갖춘 GPT-5를 내년 말 공개할 예정이다. ⓒPexels

한편, ‘네이처’는 19일(한국시간) 2024년 주목해야 할 과학계 이벤트 9가지를 뽑아 발표했다. 우선, 올해 세계를 들썩이게 했던 챗GPT 보다 성능이 개선된 AI가 나온다. 오픈AI는 차세대 AI 모델인 GPT-5를 내년 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GPT-4의 파라미터는 1조 개 수준이었는데, GPT-5는 이보다 125배 뛰어나다는 점에서 ‘꿈의 AI’인 인공일반지능(AGI)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공일반지능은 텍스트, 그림 등 특정 분야가 아닌 사람처럼 거의 모든 분야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다양한 지상 망원경의 데뷔도 주목된다. 칠레 베라 루빈 천문대는 내년 본격적인 우주 관측을 시작한다. 베라 루빈 천문대는 향후 10년간 남반구 전체 하늘을 관찰하며, 지구와 가까운 소행성을 발견하려 한다. 한편 칠레의 ‘사이먼스’ 천문대도 2024년 중순 완공되는 상황에서 다량의 인공위성으로 인한 빛 공해가 지상 망원경들의 우주 관측을 방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브라질에서는 내년 ‘불임 모기’ 50억 마리가 자연에 풀어진다. 세계모기프로그램(WMP)은 내년부터 10년간 뎅기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매년 모기를 퍼뜨릴 예정이다. 2017년 유사한 실험이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된 적 있는데, 다른 구역보다 뎅기열 발병률이 77%나 낮아지는 효과를 봤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났지만, 혁신적 백신 개발은 계속된다. 미국 정부는 코로 뿌리는 비강 백신과, 바이러스의 변이와 상관 없이 지속적인 면역을 제공하는 새로운 백신 시험을 지원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11월, 달 궤도에는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가 도착할 예정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아르테미스 2호를 내년 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유인 임무인 아폴로 17호 이후 52년 만에 인류가 달 궤도를 비행하게 되는 것이다. 탑승이 확정된 4명의 우주비행사에는 여성과 흑인이 포함됐다. 한편, 중국은 역사상 최초로 달 뒷면 표본을 채취해 귀환하는 임무를 가진 창어-6호를 내년 발사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우주의 비밀이 한 층 더 벗겨진다. 우주의 26.8%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는 미지의 물질, 암흑 물질의 후보인 ‘액시온’을 탐지하기 위한 새 실험 결과가 내년 공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성미자의 질량을 조금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표준 모델을 넘어선 새로운 물리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가 될지 주목해 봐야 할 것이다.

▲ 지구의 달을 탐사하는 임무와 함께 목성의 달을 탐사하는 임무도 내년 펼쳐진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클리퍼’ 미션을 통해 목성의 얼음 위성 유로파를 탐사할 계획이다. ⓒNASA/JPL-Caltech/Johns Hopkins

 
인간의 의식이 만들어지는지를 두고 25년이 넘도록 이어져 온 논쟁이 내년 결말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전 연구에서는 크고 작은 경험들로 만들어진 정보가 통합되는 곳에서 의식이 만들어진다는 가설이 설득력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 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기후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거나, 인위적 탄소 배출로 기후변화를 유발한 국가에 국제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결론이 내년 나온다. ICJ의 판결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 각국의 기후 목표를 강화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초의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프론티어’에 이어 다른 엑사스케일 컴퓨터들의 데뷔도 내년 이어진다. 유럽 최초의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주피터’는 내년 가동을 시작한다. 한편, 미국은 2024년 2개의 엑사스케일 컴퓨터 ‘오로라’와 ‘엘 캐피탄’ 설치를 시작한다. 오로라는 뇌 신경 회로를 만드는 연구에, 엘 캐피탄은 핵무기 폭발의 효과를 시뮬레이션하는 데 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