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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미래를 바꾸는 의사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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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6421 좋아요3 작성일2023-03-10

 

[기획] 미래를 바꾸는 의사과학자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건강과 질병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증폭된 가운데 각국 정부는 강력한 국민 보건(public health) 시스템 및 전문가 보강에 대한 수요에 직면했다. 특히 COVID-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주도했던 의사과학자(Physician-Scientist) 양성에 대한 중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의사과학자' 의학 학위와 과학기술 분야의 학위를 동시에 가진 융합형 인재 ⓒ shutterstock

 

 

의사과학자란 의학 학위(MD)와 과학기술 분야의 학위(PhD)를 동시에 가지고 임상 현장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기술을 찾는 의사 겸 연구자를 말한다. 기초의학, 공학 등 여러 분야의 지식에 더해 임상에서 환자 진료 경험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신약 개발을 비롯한 바이오헬스 연구에 참여하고, 나아가 관련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까지 연결, 중재하는 융합형 인재들이다. 

 

의사는 병원을 찾는 환자를 치료하지만 의사과학자는 의과학기술을 통해 인류의 건강을 진일보시킴으로써 미래를 바꿀 수 있다. 환자의 질병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도입하면 빠른 진단과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CT, MIR 등 의료영상을 원격으로 판독하는 서비스에서부터 인공지능(AI)과 영상 시스템을 활용한 복강경 수술도 로봇이 한다. 3차원 내시경과 AI 추적 알고리즘이 도입된 자율로봇은 수술 시 매 시간 모양이 바뀌는 조직을 촬영해 바늘을 찌를 위치를 정확하게 잡아내 봉합한다. 특정 질환이 어떤 과정을 겪어 문제가 발생하는지 추적하고 신약을 개발하는 것도 의사과학자의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국내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늦어진 이유가 의사과학자 부족에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면서 의사과학자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에 급부상한 기업 중 하나인 미국 모더나(Moderna)의 사례는 왜 우리에게 의사과학자가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더나의 mRNA 플랫폼이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질병에서부터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극희귀질환,

개인 수준까지 맞춤화된 의약품에 이르기 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건강 관련 난제를 해결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스테판 방셀(Stéphane Bancel) 모더나 CEO 

 

모더나는 mRNA 기술을 활용해 세계 최초로 COVID-19 백신을 상용화했다. 개발까지 걸린 시간은 채 1년이 되지 않는다. 모더나 창업자들이 모두 의사과학자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10년 이상 임상에서 쌓은 연구 경험을 토대로 문제를 빠르게 파악했고, 치료법을 개발해 냈다.  

 

2020년 말 미국 정부가 코로나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을 낸 후 모더나가 만든 mRNA 기반 COVID-19 백신은 전 세계에 공급됐고 모더나가 코로나 백신으로 거둔 수익은 약 360억 달러, 우리 돈 약 47조원에 달한다.

 

 

 

의사과학자 양성 도모를 위한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 ⓒ shutterstock

 

바이오헬스 시장 전망과 의과학 인재 양성 수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규모가 약 6천 억 달러인데 반해 바이오헬스 시장의 규모는 약 2조 달러가 넘는다. 두 배 이상 큰 바이오 시장에서 현재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1~2% 남짓이다.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대한민국으로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우리 정부도 지난 2월 말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회의’에서 바이오헬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의약품시장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투자, 개발 환경을 벤치마킹해 한국형 육성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매출 1조원이 넘는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개발하고, 세계 제약·바이오 6대 강국 반열에 오르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이를 위해 고 위험 바이오기술에 선투자하는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무엇보다 연구에만 수천억 원이 필요한 임상 3상 단계 신약 개발을 지원하는 신규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7년까지 연구개발(R&D) 지원을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도 아울렀다. 

 

바이오헬스 강국으로 가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결국 뛰어난 인재에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헬스 산업을 국가의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서 의사과학자 배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2021년 기준, 대한민국 의사는 약 12만 명이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는 2.39명으로 회원국 평균인 3.58명에 미치지 못한다. 「보건의료자원 현황 통계분석(2016년~2020년)」에 따르면 5년간 1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국내 의과대학 졸업생 수 증가, 의료 체계 개선 및 정부의 의료인력 지원 정책 등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의사과학자 수요가 커지자 정부는 2019년부터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을 통해 학부생과 전공의에게 연구 기회를 제공하고, 의사과학자가 박사 과정 수료 후 연구를 지속 할 수 있도록 하는 ‘신진의사과학자 연구지원 사업’을 도입했다.  

 

해당 사업은 전공의 연구지원, 의사과학자 양성 인프라 구축, 전일제 박사학위과정 지원 등 3가지 분야로 지원이 진행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는 2022년 의과학자 학부과정을 추가 지원하며 전주기 양성체계를 통해 의사과학자 양성을 도모한다.

 

의사과학자가 되려면?


그렇다면 국내에서 의사과학자기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의사과학자가 되기 위해 국가에서 필수적으로 요청하는 학위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학위로 의사과학자를 지정할 수는 없지만 주로 M.D. 후 연구에 임하거나, M.D. 취득 후 전공의 과정 중 또는 Ph.D. 이후에 연구에 임하는 두 가지 케이스로 분류될 수 있다. 

 

최종적으로는 M.D. 외 타 학문 Ph.D.를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는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의과대학을 보유한 대학교들이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커리큘럼을 도입했고, KAIST와 포스텍 등 과학기술 중심 대학들도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교육 과정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의사과학자 양성을 추진하면서 한국의 의사과학자 수는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대졸업자 99% 이상이 임상 진로를 택하는 이전과 달리 매년 3~4%(110명 내외)가 의사과학자로 진로를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에는 연구중심병원 2기 로드맵이 제시됐는데 1기(6,240억원) 보다 3,474억 원 늘어난 9,714억 원으로 예산이 책정돼 의사과학자 연구지원 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고무적이다. 연구중심병원이란 인력과 설비의 상당 부분을 신약이나 신의료기술 개발에 할애하는 의료기관을 말한다. 현재 보건의료기술진흥법에 따라 가천대길병원, 경북대병원, 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분당차병원, 고려대안암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려대구로병원 등 10개 연구중심병원이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의사과학자에 해당하는 연구 전담 의사는 주당 8시간의 진료와 나머지 시간은 임상에서 환자를 보면서 제약사의 연구개발 등에 참여한다.  

 

다음 주에는 실제 의사과학자들을 통해 국내 의사과학 현황과 진로에 대해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