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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첨단로봇 연구개발 인재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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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12-14
[기획] 첨단로봇 연구개발 인재가 되려면?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비록 우리나라는 16강전에서 브라질에 패하며 돌풍을 멈췄지만, 대한민국 축구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번 월드컵은 우리나라 축구 역사에 있어 길이 남을 대회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올해 열린 축구 시합에서 우리나라 축구팀이 준우승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대회도 있다. 바로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로봇들이 모여 축구 경기를 벌이는 ‘로보컵(Robocup)’ 대회이다. 한양대 한재권 교수가 이끄는 로봇 연구팀 히어로즈(HERoEHS)는 태국에서 열린 ‘2022 로보컵’ 대회에 참가해 결승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결승전에서 독일팀을 만나 아깝게 패하기는 했지만, 역대 우리나라 참가팀 중에서 최초로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리나라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이 로보컵에서 준우승을 거둔 성과도 대단하지만, 더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대회의 창설 목적이다. 오는 2050년까지 사람과의 축구 시합에서 이겨 승리하는 첨단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이 대회의 창설 목적이라는데, 과연 그 기대가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첨단로봇 연구개발 인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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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로봇 개발에 필요한 국내 우수 인력 부족
로봇이 사람과 축구 시합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까지는 아직 이르지 못했지만, 일부 현장의 경우는 상용화된 로봇이 사람의 일손을 능가하는 효율을 보여준다. 대표적으로는 제조 현장과 서비스 현장을 누비고 있는 로봇들을 꼽을 수 있다.
올해 태국에서 개최된 로보컵에서 준우승을 거둔 한양대 로봇 연구팀 히어로즈. ⓒ 한양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그리고 한국로봇산업협회가 공동으로 조사해 발표한 ‘2021년 로봇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로봇산업의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5조 6,083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 시장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부품을 조립하거나 라벨을 붙이는 용도로 사용되는 제조업용 로봇 매출은 전년 대비 0.3% 증가한 2조 8,740억 원이었으며, 전시장이나 식당에서 사용되는 서비스용 로봇의 매출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9,077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국내 로봇산업은 태동기를 거쳐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지만, 단순한 제조공정이나 서비스 분야에만 활용되다 보니 해외 선진국들이 개발하는 첨단로봇들에 비해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국내 로봇산업의 미래는 고부가가치 로봇 개발에 달렸다고 보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반도체나 의료 분야 같은 첨단산업에 활용되는 로봇들을 얼마나 많이 개발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같은 제조업용 로봇이라도 단순한 조립 공정에 사용하는 로봇과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정에 사용하는 로봇은 기술 수준의 차이가 크다. 일례로 반도체 제작 공정 중 웨이퍼 이송 과정에 투입되는 로봇은 최첨단 기술을 자랑한다. 수술이나 약품 조제 등에 사용되는 의료용 로봇 역시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런 첨단로봇들을 개발할 수 있는 인력이 국내의 경우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들어서는 공공기관, 기업, 대학이 협력해 반도체용 로봇이나 의료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산학융합 반도체·로봇 캠퍼스’에서 로봇고등학교까지
첨단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산·학·연이 협력하는 대표적 사례로는 대구가톨릭대와 경북 경산산학융합원이 함께 짓고 있는 ‘산학융합 반도체·로봇 캠퍼스’를 들 수 있다. ‘산학융합 반도체 로봇 캠퍼스’는 산업단지와 대학을 통합한 산업단지 캠퍼스로서 국비와 지방정부 지원을 합쳐 약 3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사례이다. 2023년 9월 완공 예정인 캠퍼스의 핵심은 기업연구관이다. 기업연구실 및 기업지원실 같은 기본적인 인프라 시설은 물론 비즈니스 Lab실과 산학융합 R&D실, 그리고 장비지원센터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대구가톨릭대는 ‘산학융합 반도체·로봇 캠퍼스’가 완공되면 전기공학과, 반도체전자공학과, AI자동화로봇학과 등을 이전해서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반도체·로봇산업 전문인력 양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구가톨릭대와 경북 경산산학융합원이 함께 건설하고 있는 ‘산학융합 반도체·로봇 캠퍼스’ 조감도. ⓒ 대구가톨릭대
또한 고려대가 현대자동차와 손을 잡고 로보틱스를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할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계약학과인 ‘스마트모빌리티’ 학부를 설립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소식이다. 스마트모빌리티 학부는 국내 최초로 5년제 채용조건형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로봇 개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관심은 고등학교라고 예외가 아니다. 지능형 로봇 분야의 영마이스터(Young Meister) 육성이라는 목표 아래 설립된 서울로봇고등학교에는 국내 교육 현장 최초로 AI 서비스 로봇 시스템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도입한 AI 서비스 로봇 시스템은 로봇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서비스 로봇 활용 실증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번에 도입한 로봇들은 안내로봇 2종, 방역로봇 1종, 바리스타로봇 1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자동차가 인수한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다양한 로봇. ⓒ 현대자동차
│다양한 분야로 취업할 수 있고 미래 시장이 더 밝은 것이 장점
로봇 개발은 엔지니어링에 관련된 학문이 모두 필요한 분야다. 기본적으로 기계를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는 기계공학 전공자가 필요하고, 전기, 센서 등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전기를 전공한 전문가도 있어야 한다. 또한 로봇은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이기 때문에 컴퓨터 전공자도 필수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계, 전기, 컴퓨터 등이 로봇의 하드웨어 개발에 필수적 전공이라면 지능이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개발도 필요하다. 로봇은 사람의 동작을 최대한 따라 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인 만큼, 인공지능 전문가와 심리학자 등도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첨단로봇 개발자는 인간 지능을 닮은 사고와 학습 등을 컴퓨터가 수행하도록 알고리즘을 만드는 전문가다. 따라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바탕으로 신경망, 지식베이스시스템 등에 관한 연구를 하거나, 센서를 통해 시각정보처리 또는 음성정보처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영역으로까지 업무의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기술을 다뤄야 하다 보니 로봇 개발자의 진로도 상당히 다양한 편이다. 대기업, 벤처기업, 국책연구소 등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거나 로봇 관련 연구 업체 및 산업계 자동화 시스템 관련 업체 등에서 일할 수 있다.
로봇 개발자의 장점은 취업 범위도 넓지만, 미래가 더 유망하다는 점이다. 고령화 사회의 전개와 융합기술 시대의 도래로 로봇 활용도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로봇 개발자의 직업적 전망은 무척이나 밝은 편이다.
글_김준래 동아에스앤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