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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혁신형 소형모듈원전으로 글로벌 원전시장 개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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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491 좋아요19 작성일2022-11-16

 

[전문가 칼럼] 혁신형 소형모듈원전으로 글로벌 원전시장 개척한다


최근 유럽에서 원자력발전을 그린에너지로 분류함에 따라 소형모듈원전이 주목받고 있다. 그간 화력 에너지가 담당하던 국지적 에너지원을 대신할 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의 에너지 공급 간헐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혁신형 소형모듈원전이 전 세계 원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운전 자동화 기술도 필요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캐나다 초크리버에 건설할 소형모듈원전 조감도. ⓒ 현대엔지니어링 

 

 

 

소형모듈원전의 부상

하늘에서 번개가 요란한 천둥소리와 함께 내리친다. 산등성이에 쏟아진 번개는 마른 풀과 나뭇잎을 붉게 물들인다. 사람들은 무섭고 겁에 질려 동굴 속으로 숨어 버린다. 하지만 사람들은 따듯한 온기와 어둠을 밝히는 빛을 갈망한다. 기원전 170만 년 전 우리 인류가 최초로 불을 발견할 당시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1903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마리 퀴리와 그녀의 남편 피에르 퀴리, 그리고 앙쿠안 앙리 베크렐, 이들은 방사능을 최초로 발견했다. 마리 퀴리는 “과학적 연구는 그 자체를 위해, 과학의 아름다움을 위해 해야 한다. 그러고 나면 라듐처럼 과학적 발견으로 인류에게 혜택을 줄 기회가 항상 생긴다”는 명언을 남겼다. 이들의 과학적 열망은 오늘날 원자력발전을 통한 인류의 혜택을 잉태하게 된다. 

 

원자력은 1945년 8월 제2차 세계대전의 종지부를 찍는 결정적 수단으로 악용됐다. 하지만 1950년대 이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즉, 전기에너지 생산과 의학적, 산업적, 농업적 이용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형성됐다. 1957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창설되면서 원자력의 안전과 평화적 기술 촉진이 시작된다. 

 

1950년대 초 원자력발전소를 통한 상업적 전기생산은 영국, 미국, 프랑스, 러시아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1977년 6월 30일 최초로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전기가 공급됐다. 우리나라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원자력 시스템을 일괄발주(turnkey)한 지 30여 년 만에 UAE에 1400MW급 첨단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하며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를 연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독일의 탈원전 선언 등으로 국내외 원자력산업은 얼어붙게 됐다. 탄소제로 정책을 통한 세계 기후변화 대책을 논하면서 원자력발전소는 탄소제로 정책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세계 기후변화의 임계점인 약 1.5도가 빠르면 8년 이내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으로 인해 원자력 에너지의 중요성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석탄 3.3톤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를 원자력발전소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단 1g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유럽의회가 그린에너지 분류체계(taxonomy)에 원자력발전을 포함시켰다. 2023년 1월 1일부터 원자력산업은 이른바 ‘친환경산업’이다. 

 

소형모듈원전은 그간 화력 에너지가 공급했던 국지적 에너지원을 대체할 수 있다. 전력망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독립된 에너지 아일랜드의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원의 아킬레스건인 에너지 공급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소형모듈원전이 떠오르고 있다. 

 

 

소형모듈원전의 개발과 운전 자동화 기술

소형모듈원전은 전기출력 300MW 이하의 원자력발전소로 다수의 원자로 모듈방식을 채택해 공장생산 원자로에 대한 혁신적 접근이 가능하다. 국내외에서 70여 개 노형의 소형모듈원전이 개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최초로 SMART 소형모듈원전에 대한 국내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 최근 안전성을 좀 더 향상시킨 피동형 SMART에 대한 표준설계심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또한 한국수력원자력(주)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비롯한 국내 유관 기관과 협력해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뉴스케일 파워는 2021년 미국 내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한 이후 국제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 부지 내 1호기 건설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우리나라에서 독자 개발해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SMART 노형은 기술의 성숙도 측면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 또한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은 안전성, 경제성, 유연성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혁신적 기술들을 탑재해 2028년 국내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체형의 소형 원자로, 완전한 피동형 안전계통, 무(無)붕산 노심, 내장형 제어봉 제어 장치, 운전 자동화 기술 등이 그 혁신적 기술들이다. 

 


  

혁신형 SMR의 개발 방향. 출처: 제3회 혁신형 SMR 국회포럼 자료(2022.04.18.) 

 

운전 자동화 기술은 대형원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취약할 수 있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전의 세계시장 경쟁력을 견인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운전 자동화 기술은 소수의 인력으로 좀 더 안전한 원자력발전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산업용 사물인터넷(industrial IoT), 빅데이터, 가상현실 등의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동원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탈원전 정책으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전문성을 원자력산업에 응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원자력발전소, 특히 소형모듈원전의 도메인 지식에 기반을 둔 4차 산업혁명 기술 전문인력 양성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전문성은 인공지능 기반 원자력시설 운전 자동화 기술이나 인공지능 플랫폼 인간시스템연계(human-system interfaces)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산업공학, 컴퓨터공학, 정보통신학, 원자력공학, 전기전자공학 등의 전공자가 요구된다. 또한 뇌공학과 연계한 인공지능 기반 최적의사결정 알고리즘 개발에 요구되는 전문성 또한 각광받을 수 있다. 

 

 

 

미래를 여는 소형모듈원전의 운전 자동화 기술

일론 머스크는 2004년 테슬라 모터스라는 전기자동차 벤처에 참여했고, 2007년에는 테슬라의 대표이사가 됐다. 오늘날 테슬라는 북미, 호주 및 오세아니아 시장에서 70%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거대 기업이다. 테슬라의 전기자동차는 10여 년 전 자동차업계에서 신개념, 혁신의 아이콘이었지만, 오늘날에는 한마디로 대세가 됐다. 테슬라의 전기자동차가 오늘날 대세가 되는 데 필요했던 핵심 기술은 자율주행, 배터리, 디자인 등이다. 배터리 기술은 국내 LG 화학이 일본의 파나소닉과 함께 우수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디자인 기술은 아직은 미국이 우위에 있다. 

 

혁신형 소형모듈원전은 10여 년 전 전기자동차와 닮은꼴이다. “미래는 여기 있다. 아직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 과학소설(SF) 장르의 거장 윌리엄 깁슨의 이야기다. 앞으로 10여 년 후에 혁신형 소형모듈원전은 대세가 될 것이다. 한국의 토종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계기를 창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운전 자동화 기술 측면에서는 ‘Three-One Operation(다수의 원자로 모듈을 하나의 제어실에서 하나의 운전원 콘솔을 이용해 하나의 통합 감시 및 제어 수단으로 운전)’이 가능한 운전 자동화 기술 전문가로서 창의적 모델링 능력과 분석적이고 논리적 사고를 갖춘 인재가 미래를 열 것이다.

 

 


다수의 원자로를 안전하게 운전하기 위한 ‘스리원 오퍼레이션’ 개념도. 

 

 

 

 

글_김사길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SMART원자로기술개발부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