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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 현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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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8-03
[기획]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 현황은?
“이제 인류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기후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냐, 아니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집단으로 자살할 것이냐,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페터스베르크 기후회담에서 전 세계에 보낸 메시지다.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절박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데도, 전 세계가 그 위험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점을 경고한 것이다. 문제는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전 세계의 노력이 큰 효과가 없다는 점이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강력한 대응책으로 화석연료를 신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지만, 국가별 에너지 환경이나 경제 상황이 모두 다르다 보니 일사불란하게 대응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인류가 집단으로 자살하는 비극만큼은 막아야 하기에, 오늘도 수많은 기업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캠페인을 진행하며 친환경 생태계를 조성해나가고 있다. |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 규모는 약 25조 원
한국에너지공단이 최근 발표한 ‘2020년 신재생에너지 산업 현황’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매출 규모는 약 25조 원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현황. ⓒ한국에너지공단
총 25조 4730억 원의 매출액 중 제조업 비중이 10조 7369억 원(42.2%)으로 가장 크며, 건설업 7조 1886억 원(28.2%), 발전·열공급업 6조 2696억 원(24.6%), 서비스업 1조 2779억 원(5.0%)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기업 수와 종사자 수는 총 8만1,908개 기업, 종사자 11만 8508명 중 발전·열공급업이 7만 8286개 기업(95.6%), 종사자 8만2,810명(69.9%)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 뒤는 건설업이 2169개 기업(2.6%), 종사자 1만 7617명(14.9%), 제조업이 기업 499개(0.6%)에 1만 2759명(10.8%), 그리고 서비스업이 963개 기업(1.2%), 4322명(4.5%) 순이었다. 이 같은 통계수치는 신재생에너지의 국내 보급 확대 효과가 제조업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로 확산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소규모 발전사업자가 많은 태양광 분야가 매출과 종사자, 그리고 투자 규모에서 비중이 가장 크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외 상황이 태양광 시장을 확대하는 데 절호의 기회라고 말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이 심각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이 연일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양광 분야의 대표적 국내 기업인 한화큐셀이 이 같은 국제정세의 변화로 커다란 수혜를 입었다. 한화그룹 계열의 태양광 발전 전문업체인 이 기업은 올 상반기에 300억~400억 원의 정도의 적자를 예상했었다. 그런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면서 가스값이 치솟자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그 결과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
한화큐셀의 태양광 모듈이 설치된 독일 브란덴부르크의 주택. ⓒ한화큐셀
이 같은 성과는 한화큐셀이 오래전부터 국내 유명 대학들과 산학협력을 진행하면서 차세대 태양광 분야를 선도할 연구인력을 육성해 온 점도 한몫했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에 ‘에너지시스템공학과’를, 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원에 ‘큐셀 태양광 R&D 과정’을 설립한 것이 그 좋은 예이다.
태양광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신성E&G도 한화큐셀과 함께 눈여겨 볼만한 중견기업이다. 고출력 태양광 모듈 및 발전소 시공을 통해 태양광 발전의 모든 것을 제공하는 ‘원스톱 솔라 솔루션’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RE100과 수소에너지에 집중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산업
태양광 외에도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요즘 가장 주목을 받는 이슈는 ‘RE100’과 ‘수소에너지’이다. RE100이란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취지의 글로벌 캠페인이다.
환경 분야 비영리단체인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과 환경경영 인증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가 지난 2014년에 시작한 이 캠페인의 목표는 명확하다. 오는 203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60%를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이후 2040년까지는 90%, 2050년에는 10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RE100이 단순히 신재생에너지 활용률을 높이는 것으로 그치는 캠페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용률을 높일수록 양질의 일자리도 늘어난다는 것이 환경업계의 주장이다. 최근 들어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탄소중립’을 주제로 개최한 대규모 토론회 결과가 그 같은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홍종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RE100을 계획대로 이행할 경우,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일자리가 2030년까지 약 28만 개 창출되고, 2040년에는 약 39만 개, 그리고 2050년에는 약 50만 개까지 새로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RE100에는 현재 19개의 국내 기업과 전 세계의 37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데, SK의 경우 국내 기업 최초로 이 캠페인에 정식으로 가입했다. 또 다른 가입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RE100 전환 실적이 33%로서 국내 기업 중 가장 앞선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반면에 글로벌 기업 중에는 이미 구글과 애플, BMW 이케아 등 376개 기업이 RE100에 가입되어 있다. 놀라운 점은 글로벌 가입 기업 중 61개 사는 신재생에너지 사용률이 이미 95% 이상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 RE100 가입 기업 현황. ⓒ한국에너지융합협회
한편 수소에너지 분야는 생산 및 저장, 그리고 운송 분야뿐만 아니라 모빌리티와 발전 등 다양한 분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와 대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를 통해 초기 형태의 수소 시장을 조성했다.
수소에너지 전문기업으로는 모빌리티 분야와 충전 분야에 각각 6개사가 종사하고 있고 연료전지 분야에 13개사와 생산 및 저장 분야에 7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생산 및 저장 분야의 전문기업으로는 SDG가 있고, 연료전지 전문기업으로는 범한퓨얼셀 등이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시장 규모다. 국내시장만으로는 수소산업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어려운데, 이를 위해 국내 수소 기업들은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수소 경제 협력을 주도하고 내실을 다지기 위한 대·중·소기업 간 협력과 해외 현지 실증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글_김준래 동아에스앤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