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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개발사례

롤모델

[She Did it] #92 임미희 KAIST 교수

조회수208 작성일2024.05.24

 

 시즌 5

알츠하이머의 비밀을 풀어 가는 즐거운 화학자의 지독한 연구

임미희 KAIST 교수

 

 

 

 

 

 

40대 여성 과학자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선정 생체 내 금속의 역할을 규명하는 생무기화학자로서, 

세계 최초로 알츠하이머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을 발굴하여 치매의 원인 규명에 한 걸음 더 다가가다

 


 

 

2023년 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임미희 KAIST 교수를 새로운 정회원으로 선출, 발표했다. 임미희 교수의 정회원 선정은 40대 소장파 여성 과학자의 쾌거이자, 특히 화학 분야에서는 이화여자대학교 김성진 교수 이후 두 번째로 선출된 여성 과학자 정회원이다. 임 교수는 2023년, 세계 최초로 알츠하이머 유발인자의 독성을 촉진하는 세포 내 단백질 발굴 연구를 발표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화학과 1학년 때는 전공에 잘 적응하지 못했어요.

다만, 좌절하는 대신 열심히 잘해 보려는 노력을 계속했죠.”

 

 

 

Q. 교수님께서 화학과에 진학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등학생 때는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이었어요. 

공부를 곧잘 하니까 어머니와 언니가 화학과를 추천해 주셨어요. 

아버지도 케미컬 엔지니어셨고, 언니도 역시 화학을 공부했거든요. 

하지만 사실 대학교 1학년 때까지는 전공에 잘 적응하지 못했어요. 

 

다만, 실망하거나 좌절하는 대신 열심히 잘해 보려는 노력을 계속했죠. 

2학년 전공 수업부터는 신기하게 화학의 매력에 점점 흥미를 가지게 됐고 졸업할 때는 자연계 수석의 영예도 얻었어요.

 

 

Q.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시고, 미국 유학까지 떠나게 된 여정을 들려주세요.

 

학부 3학년 때 우연히 캠퍼스 본관 앞을 지나다가 저희 과 남원우 교수님과 나눈 대화가 저를 연구자의 길로 이끌었어요. 

“재미있는 실험을 해 보자”라는, 아주 우연하고 사소한 대화였는데 말이죠. 지금도 남 교수님은 제 평생의 롤 모델 중 한 분이세요.

 

 

석사과정 중, 교수님 안식년을 따라 미니애폴리스 미네소타주립대학에 갔어요. 

그 당시 한국의 연구 환경은 그닥 좋지 않았는데, 그곳에서 석사 연구에 필요한 모든 분광학 및 분석 기자재가 다 갖추어진 

완벽한 실험실 환경을 보고 너무 놀랐어요. 정말 매일 “우와! 이런 곳이 있구나!” 하면서 신나게 연구했죠. 

 

 

미니애폴리스는 정말 춥기로 유명해요. 겨울에 영하 40도는 기본이죠. 연구하는 중간체 샘플을 추운 날씨에 밖에다 내놓았다가, 

원하는 결정 구조를 잡아 낸 적도 있습니다(웃음).

 

 

이후 박사과정을 결심하고 MIT의 스티븐 리퍼드(Stephen J. Lippard) 교수님 연구실에서 연구를 계속했어요. 

초기에는 동료들과 시끄러운 펍에 가서 맥주와 함께 연구 이야기를 하는데 영어가 전혀 들리지 않아 

“yeah… hmm… ah”만 하고 온 기억이 생생하게 납니다. 그래도 열심히 적응해서 6개월 만에 첫 박사과정 논문을 완성했습니다. 

아, 한국에서 가족과 지인들이 라면 등을 소포로 보내 줘서 연구실에서 다 함께 언박싱하고 라면 파티를 열었던 기억도 나네요. 

그 파티로 서로 친해져 재미난 실험실 생활을 했습니다.

 

 

Q. 특히 석박사 기간 동안 굉장히 많은 수의 논문을 발표하셨는데 비결이 있으신가요?

 

 

무엇보다 제가 좋은 지도교수님들을 만난 것이 가장 큰 비결이에요. 석사 지도교수님, 남원우 교수님과 박사 지도교수님, 

스티븐 리퍼드 교수님까지 모두 정말 열정적으로 연구를 진행하셨어요.

 

 

또 다른 비결은 ‘단순해지자’는 결심이었습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꾸준히 연구를 진행하고, 시도를 여러 번 하더라도 지치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그것이 꽤 힘이 되었습니다. 또, 계속 실험 내용을 요약하고 분석하는 데 부지런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연구자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단순해지자’는 생각일 거예요. 연구가 막혀도 그냥 앞으로 갑니다.

‘길이 열리겠지’ 하는 마음으로 뚜벅뚜벅 다시 시도하죠."

 

 

Q. 동료 연구자들이 교수님을 “참 지독한 연구자”라고 소개하시더라고요.  유머와 경의가 담긴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스스로도 지독한 연구자라고 생각하시나요? 

 


 

‘참 지독한 연구자’라는 말은 연구자로서는 큰 칭찬인 것 같습니다. ‘포기가 없는 연구자’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싶네요. 

저는 좀처럼 포기하지 않아요. 연구가 막혀도 그냥 앞으로 갑니다. ‘길이 열리겠지’ 하는 마음으로.

 

 

 

Q. 연구에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도 앞서 말한 ‘단순해지자’와 맞닿아 있어요. 

‘다시 해 보면 되겠지, 다른 방향으로 시도하면 되겠지’ 하고 다시 도전해요. 새로운 시도를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빨리 이 궁금증들을 해결해 보자, 알아내 보자!’ 하고 다짐하는 저의 호기심도 큰 원동력입니다.

 

Q. 혹시 MBTI 타입은 어떻게 되세요?

 

ESFJ, 외교관 타입입니다. 저의 MBTI 타입이 과학자 중에는 잘 보이지 않는 유형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쉽게 좌절하지 않고 ‘다음 방법을 찾아보자!’ 하거나, 사람을 만나는 것도 즐거워하고, 

그러다 보니 좋은 공동 연구의 기회도 많아지는 것 같아요. 좋은 연구자들과 네트워킹하는 것이 기쁘고 즐겁습니다. 

 

Q. 무기화학 중에서도 생무기화학, 특별히 알츠하이머 연구에 ‘꽂히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뇌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엄청나게 복잡한 네트워크에서 금속의 역할은 무엇일지 늘 궁금했죠. 

생무기화학자(bioinorganic chemist)로서 금속 이온이 영향을 미치는 뇌질환(특히 치매)에 관심이 많았고, 

금속 중심 생체 네트워크를 확립해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Q. 끝없는 연구의 길을 걷는 과학자로서,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자신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연구를 통해 궁금증을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이 정말 크거든요. 연구에서 얻는 만족감은 다른 만족감과 무척 다릅니다. 

제 학생들과 함께 질문의 답을 찾아 나갈 때 느껴지는 즐거움과, 다른 일과는 비교 불가한 만족감이 저를 계속 달리게 합니다.

 

 

 

"젊은 여성 과학자들이

 

자신의 자질을 의심하거나 불안해하는 것을 자주 봅니다.

 

의심하거나 걱정하지 마세요.

 

Please just go for it!"

 

Q. 지금 연구 현장의 여성 과학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제가 한림원 정회원이 된 것은 과학자로서 큰 영광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정말 훌륭한 여성 과학자들이 진짜 많으신데 그분들이 충분히, 널리 알려지지 않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 과학자들과 그들의 연구가 세상에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한림원에도 더 많은 여성 과학자가 정회원으로 선출될 수 있도록 저도 기반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젊은 여성 과학자들 중에는 본인의 과학자로서의 길을 의심하거나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단순해지시면, 원하는 자리에 이미 가 계실 겁니다. Please just go for it!”

 

 

Q.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음 세대, 중고등학교의 여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요?

 

 

재미나게 생각하는 분야라면 전공으로 선택해 보고, 그 전공에서 다시 매력을 느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공부 해서 뭐 하지? 뭐 먹고 살지?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지?’ 같은 질문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마시고, 그 공부에 뛰어들어 보세요. 

정말 내가 좋아하는 분야가 과학이라면 실제로 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미래에 직업의 길은 의심없이 열립니다.

 

여성 과학자가 드문 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정된 임미희 교수는 한국의 많은 여성 과학자들이 더 알려져야 한다고 수차례 거듭 강조했다. 

그러고는 후배들에게 “자신을 의심하지 마십시오”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연구는 즐거운 것. 단순해지자!’를 외치는 즐거운 연구자의 지독한 연구와 함께 인류는 알츠하이머 질환이라는 

거대한 벽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여정에 갈채와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