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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개발사례

롤모델

[She Did it # 72] 묵인희 서울대학교 교수

조회수1240 작성일2023.03.29


2023 쉬디드잇캠페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단장 묵인희 교수

'치매 없는 대한민국'의 통솔자

◆ 고령화사회의 가장 큰 걸림돌인 치매의 원인을 찾아 그 치료제를 개발하며, 조기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단백질이나 DNA, RNA(리복핵산), 대사 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 등을 연구하는 서울대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묵인희 교수는 국가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단장으로서 치매 없는 대한민국을 꿈꾸고 있습니다.

◆ 묵인희 교수는 뇌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가 알츠하이머병에서 기능을 상실하는 원인을 규명하고 면역기능을 회복시켜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것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 전 세계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는 포용성을 갖춘 여성리더십이 주목받는다는 묵인희 교수. 이를 위해 여성과학자들의 적극적인 회의 참여와 의견 개진, 직책 수행 의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어린이일간지가 키워준 과학자의 꿈

어렸을 때 어린이일간지를 구독했는데, 거기서 과학란을 제일 먼저 보았어요. 우주 얘기도 많았고 생태계 얘기도 많았죠. 그런 습관이 대학교에 가서는 《과학동아》 정기구독으로도 이어졌고요. 이렇게 지면에서 본 소식들이 저에게 과학자의 꿈을 심어준 것 같아요. 결정적으로는 고교 생물 선생님께서 광합성 관련 수업을 하시면서 광합성에 대한 기전이 많이 안 알려져서 이 분야를 연구하면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하셨어요. 그때 생물학과를 가야겠다고 마음을 굳혔습니다.

그래서 자연대학에 입학했고 2학년 때 동물학과로 진로를 정하게 되었죠. 하지만 동물원에서 동물을 돌보는 것으로 생각하신 부모님께서는 완강하게 반대하셨어요. 동물학과에는 일찍부터 분자생물학을 도입하신 교수님들이 계셔서 세포생물학이나 생리학, 유전공학 강의가 아주 매력적이어서 부모님의 반대에도 굽히지 않았던 거죠. 몇 년 후 동물학과는 어감 때문이었는지 분자생물학과로 이름을 바꾸었어요.

세포 및 분자생물학에서 뇌과학 연구로

학부를 마치고 나니 뇌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궁금해졌어요. 그 당시만 해도 이러한 것을 알려주시는 교수님이 없었어요. 그래서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죠. 오로지 뇌에 대한 호기심 하나로 유학길에 올랐던 거죠. 미국에 가서야 제가 영어를 글로만 보았지 말로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영어로 수업을 듣고 강의 조교를 해야 월급이 나오므로 실험 과목은 강의를 해야 했어요. 그 때문에 처음 1~2년 동안은 모든 상황들이 당황스러웠죠. 하지만 주변에서 많이 기다려 주고 저도 열심히 노력해서 무사히 학위과정을 마칠 수 있었어요.

박사과정 때는 신경과학의 기본이 되는 시냅스 형성과정을 연구했고, 박사 후 연구원 기간에는 노년의 복병인 치매에 관한 연구를 했어요. 학부 때 세포생물학과 분자생물학의 일반론을 배웠다면 박사과정에서는 그 분야가 뇌로 좁혀진 것이었고, 생화학적 연구 방법론을 통해 자연스레 생화학교실 교수로까지 이어진 것 같아요. 박사과정 동안 새로웠던 것이 연구윤리 수업이었는데요. 연구윤리에 대해서 강의하고 리포트 내고 논문 쓰는 방법 등을 철저하게 배웠던 경험이 지금도 학생들 지도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제가 국가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단장으로서

치매연구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발병기전 연구, 조기진단 및 예측연구,

예방 및 치료기술개발입니다.

어느 하나도 소홀할 수 없는 중요한 연구 분야죠.

의사 출신 서울의대 최초의

여성 생화학교실 주임교수

저는 기초연구자지만 치매라는 증상을 이해하고 원인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병인기전 연구가 절실하기 때문에 늘 임상교수님들과 소통하며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어요. 의과대학은 의사 출신 교수님들이 많은 곳이죠. 의사 교수님들은 학부 6년, 인턴 레지던트 등의 과정을 모두 함께하신 분들이라 친밀감과 신뢰도가 상당하죠. 그래서 처음 부임해 그분들과 친해지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제가 원래 사람들과 대화하고 새로운 것 배우기를 좋아해서 먼저 다가가려고 했죠. 그런 노력들이 쌓이면서 기존의 분들과 잘 어울리게 된 것 같아요.

저의 장점은 소통과 공감의 능력인 것 같아요. 문제가 생겼을 때 의견을 모으고 결정을 내려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강한 추진력도 있고요. 함께 하시는 분들의 특성을 잘 파악해 거기에 맞는 일을 맡겨드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대화를 통해 서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죠. 협업에서의 가치관은 각 구성원이 들인 노력에 대해서 모두가 인정하고 신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각자가 시간과 노력을 들인 일에 대해 믿음을 나누는 것이 서로의 관계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방법인 것 같아요. 어떤 목표의 달성이 모두의 노력에 의한 것이라면 뿌듯한 성취감과 일에 대한 의욕이 더욱 배가될 수 있겠죠.

환자 그룹별 발병 원인 파악과

각 원인별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다

치매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알츠하이머병이에요. 유전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가족성 알츠하이머병은 1~5% 정도이고, 대부분은 65세 이상에서 나타나는 산발성 질환이죠.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병인을 찾아가는 방법도 다양해 원인치료제가 나온다고 해도 칵테일 요법이나 맞춤형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현재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혈액에서부터 뇌를 모사할 수 있는 ‘뇌 오가노이드(Organoid; 성체줄기세포, 배아줄기세포 혹은 유도만능줄기세포 등으로부터의 분화과정을 거쳐 형성된 세포 집합체)’도 만들고, 장과 뇌가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장뇌축을 모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현하고 있어요. 이러한 것들을 활용하면 환자 그룹별로 발병 원인을 파악하고 각 원인에 맞는 치료제 개발도 가능할 것 같아요.

알츠하이머병은 노령화 사회에서 우리 모두가 겪을 수 있는 고통스럽고 두려운 질병이죠. 아직까지 조기진단 방법도 명확하지 않고 원인치료제도 없는 상황이라 기초연구에 바탕을 둔 조기진단방법과 치료제 개발의 타깃 발굴 등은 실생활과 바로 연결될 수 있어요. 그래서 더 큰 책임을 느끼고 있죠. 제가 국가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단장으로서 치매연구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발병기전 연구, 조기진단 및 예측연구, 예방 및 치료기술개발입니다. 어느 하나도 소홀할 수 없는 중요한 연구 분야죠. 개인 연구도 중요하지만 잘하시는 분들을 서로 연결시켜 시너지가 날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것도 아주 보람 있는 일이에요.

 

 

 

새로운 것을 추구하며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의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증명해 나갔던 것이

좋은 논문으로도 이어지게 되었어요.

그 중 뇌 내의 면역세포 병인에 작용하는 기전을

면역대사 관점에서 규명하여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것이

가장 자랑스러워요.

‘국가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을 이끌다

기초연구를 하지만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의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증명해 나갔던 것이 좋은 논문으로도 이어지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뜻하지 않게 마크로젠 여성과학자상, 과학기자협회 선정 ‘올해의 과학자상’, 로레알 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상,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학술상, 한림원생리의학상 등을 받는 영광도 누리게 되었죠. 모든 논문들이 다 소중하지만 뇌 내의 면역세포 병인에 작용하는 기전을 immunometabolism(면역대사) 관점에서 규명한 것이 가장 자랑스러워요. 뇌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가 기능을 상실하는 원인을 규명하고 면역기능을 회복시켜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셈이죠.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퇴행성 뇌질환 분야는 연구자도 많아졌고, 연구방법론과 환자데이터 수집 및 영상분석기술 등도 세계적 수준이에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저희 연구자의 국제학회 네트워크가 강하지 못해 실력만큼 인정을 못 받는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K-컬처(Culture : 한국 문화)가 어느 날 갑자기 뜬 게 아니듯이 우리 과학자들도 역량을 축적하고 있어서 조만간 바이오 분야도 세계 속에 우뚝 설 날이 올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두려움 없이 참여하고, 직책도 기꺼이 맡아라!

아직도 우리 사회는 남성 중심의 네트워크 사회입니다. 가사와 육아로 시간에 쫓기는 여성들에게는 불리한 구조에요.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가 왔어요. 중요한 미팅도 온라인으로 하며 전 세계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게 되었죠. 이제는 여성과학자들도 본인의 아이디어나 발전 방안을 스스럼없이 얘기해야 합니다. 남들이 어찌 생각할까 두려워하지 말고 대화에 참여하고 직책도 주어진다면 맡으세요. 그러기 위해 일과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연습과 함께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벽에 부딪혔을 때는 좌절하지 말고 자신을 믿고 자신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신의 연구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는 게 좋아요. 새로운 연구방법론의 적용이 본인의 연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비책이 될 수 있거든요. 연구도 행정도 혼자서는 힘들어요. 함께 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으므로 항상 열린 마음으로 가족이나 주변 분들과 소통하면 본인도 성숙해지고 연구에도 자신감이 생길 거예요. 여성들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고, 섬세함과 배려심으로 다른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이 있어요. 이러한 장점을 잘 살리면 신나게 성과도 많이 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파이팅!

 

 

소통과 공감, 강한 추진력을 가진

국가사업단장으로서 뇌 면역세포의 조절을 통한

뇌 환경의 정상화 가능성을 보여주며 알츠하이머병 극복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를

마련한 묵인희 교수!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증명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 원인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