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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개발사례

롤모델

[She Did it # 71] 이화여자대학교 김지은 교수

조회수1960 작성일2023.03.29


2023 쉬디드잇캠페인 '뉴웨이브'

이화여대 스크랜튼대학 뇌·인지과학과 김지은 교수

‘뇌·인지과학’계의 차세대 브레인

◆ 정신의학 전문의 및 의학박사를 거쳐 의사의 길이 아닌 연구자의 길을 택한 이화여대 스크랜튼대학 뇌·인지과학과 김지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드문 ‘의사과학자’입니다.

◆ 한국 의학의 미래를 이끌고 세계 의학의 선두주자가 될 젊은 연구자로 인정받아 ‘LG미래의학자상’ 등을 수상한 김지은 교수는 중개연구 및 융합연구를 통해 뇌·인지과학을 질환치료 및 주가 변동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관시켜 연구하고 있습니다.

◆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김지은 교수는 ‘내 아이에게 해줄 수 없는 이야기는 안한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학생과 후배연구자를 대하며, 그냥 하루하루 하다 보면 의미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이든 ‘그냥 하라’고 조언합니다.


읽고 쓰는 것이 좋았던 학창시절

어머니는 “의사 되라고 했지, 박사 되라고 했냐?”는 말을 자주 하세요. 이제 세 살인 제 딸들에게도 “박사는 안 된다”고 하실 정도로 반대가 심하시죠. 박사과정이나 박사후과정을 할 때 고생을 많이 해서 어머니 말씀이 맞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어릴 적부터 책 읽고 글쓰기를 좋아했어요. 사춘기가 어떤 식으로 왔나 돌아보면, 몰래 교과서 밑에 소설책 숨겨 놓고 읽고, 교회 중고등부 주보에 글을 쓰고, 일기도 쓰는 그런 식이었죠. 대학원에 진학해 논문을 읽고 쓰는 과정도 기본적으로는 ‘글쓰기’였고, 그래서 즐거웠던 것 같아요. 의학사 수료 후 정신과 전문의를 했음에도 의사의 길이 아닌 뇌과학 연구자가 된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특정질환만 연구하는 것이 아닌

특정방법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바로 그게 중개연구와 융합연구의 특징이죠.

이러한 유연성과 창의성이

제 연구의 특장점이라 할 수 있죠.

실험벤치에서 밝힌 것을 치료실로

(Bench to bedside)

저는 중개연구, 융합연구에 초점을 둔 뇌·인지과학을 연구해요. 중개연구(translati

onal research)는 기초의과학, 생명과학 분야에서 밝힌 기전이나 치료법 등을 사람에 적용하는 분야에요. 실험벤치에서 밝힌 것을 환자에게 가져온다고 해서 ‘Bench to bedside’라고도 부르죠. 기초과학적 발견들을 창의적으로 사람에 적용하는 것이 바로 중개연구의 역할입니다. 동물에서 뇌의 특정 세포에 있는 특정 수용체를 차단했을 때 어떤 뇌기능이 소실되는 것을 관찰했다면, 이것이 사람에서는 어떤 질환이나 증상과 관계가 있겠는지, 어떤 방법으로 증명해 낼 수 있겠는지 등을 사람의 뇌와 임상 연구에 대한 노하우와 이해를 바탕으로 밝히는 것이죠. 제가 다른 사람과 같이 일하는 걸 즐기다 보니 중개연구가 적성에도 맞는 것 같아요.

주가 변동과 범죄심리까지 꿰뚫어 보는 ‘인지과학’

지금은 치료실(bedside)을 넘어 사회(community)까지 이어지는 융합연구도 하고 있어요. 인지과학은 주가의 변동, 법학 분야 등 우리 삶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거든요. 그래서 신경경제학(Neuroeconomics), 신경법학(Neurolaw) 분야로도 조금씩 연구를 확대해 가고 있죠. 예를 들면, 내가 대주주라고 가정했을 때 자식에게 주식을 증여하려면 증여세를 내야 해요. 증여세는 증여시점 앞뒤로 2개월 내에 주가를 평균 내어 부과되는데, 그렇다면 언제 증여를 하는 게 좋을까요? 주가가 가장 저점일 때 해야겠죠. 이런 걸 주가 데이터 및 공시자료와 연동해서 분석해요. 이건 커뮤니티에 가까운 연구죠. 스타트업 ‘타키온뉴스’와 협업하여 하고 있어요. 이렇게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하는 것도 연구의 즐거움 중 하나예요.

이러한 연구의 또 다른 예는 법심리학 또는 신경법학인데요. 사람이 어떤 폭력적인 행동을 한 후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거짓말일 수도 있고 약물 때문일 수도 있어요. 어떤 약물의 영향으로 그런 행동이 나타나는지를 밝히면 그 약물의 위험과 해악에서 벗어날 수 있겠죠. 이러한 연구는 법학자들과 함께하기도 합니다.

경제나 법과 융합된 연구는 짧은 집중력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저처럼 육아를 책임진 입장에서는 용이한 측면이 있어요. ‘특정 질환만 연구하는 것도 아니고, 특정 방법론만 사용하는 것도 아닌’ 바로 그게 중개연구와 융합연구의 특징이죠. 목적에 따라, 융합 분야에 따라, 중개하고자 하는 발견에 따라, 질환과 대상과 방법이 유연하게 바뀌거든요. 이러한 유연성과 창의성이 제 연구의 특장점이라 할 수 있죠.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양적인 연구는 어렵지만

질적으로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더 의미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특별한 계획이나 청사진보다 큰 방향성 아래서,

또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그날그날의 일을 해나가려고 해요.

누군가 이 연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된다

정신건강 및 뇌과학 연구를 이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자폐장애와 관련된 연구를 책으로 펴냈던 것인데요. 사실 자폐장애의 뇌이상 중 편도체, 그중에서도 아주 작은 세부구조 이상에 대한 연구였기에 원인 규명과 치료법 개발에 작은 퍼즐 하나를 제공한 것에 불과해요. 하지만, “당장 근치법()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계속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된다”라던 어떤 분의 말씀이 생각나요. 아무도 연구하지 않는다면 난치병 환자들에게는 희망이 없다는 얘기잖아요. 이때 연구의 의미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죠. 이 연구 하나로는 단정할 수 없지만 여러 연구를 종합해 볼 때, 자폐장애가 ‘발달 초기의 뇌염증’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에 대한 날것 상태의 가설을 갖고 있어요. 이 방향으로 연구를 계속할 수 있다면 예방이나 치료법에도 가까이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내 아이에게 해줄 수 없는 이야기는 No!

이전에는 프로젝트 위주로 많이 생각했던 것 같은데, 2018년 이후 연속해서 세 아이를 낳으면서 후배연구자나 학생들을 마주할 때 한 가지 원칙이 생겼어요. 바로 ‘내 아이에게 해줄 수 없는 이야기는 안 한다’는 것입니다. 육아휴직과 출산휴가를 마치고 대학원생을 다시 지도하면서 이러한 원칙을 지키려고 해요. 이 학생을 위한 최선이 무엇인가를 같이 고민하는 거죠. 특정 기업에 취업을 원한다면, 가장 도움이 될 논문 주제가 무엇일지 고민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이를 반영하는 식이죠. 사람 위주 연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최선을 다해 하라’가 아니라 ‘그냥 하라’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양적인 연구는 어렵지만, 질적으로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더 의미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부모가 되고 나서 연구 활동에 더 깊은 의미가 생긴 것은 좋지만 그만큼 어려움도 있어요. 원래는 제가 그래도 계획적인 편이었는데, 출산과 육아를 통해 계획대로 안 되는 일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특별한 계획이나 청사진보다 큰 방향성 아래서, 또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그날그날의 일을 해나가려고 해요.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그냥 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열심히 하라’ ‘최선을 다해 하라’가 아니라 ‘그냥 하라’는 말이죠. 최고를 향해, 원대한 계획과 꿈을 가지고 시작하면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고 지칠 수도 있는데, 그냥 하루하루 하다 보면 의미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 그냥 하세요!


‘뇌·인지과학의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는 김지은 교수!

실험벤치에서 밝힌 것을 치료실로

가져오는 중개연구와 주가 변동이나

범죄심리 등 우리 삶과 연관시킨

융합연구를 통해 정신건강 및 뇌과학의 미래를 밝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