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료의 손상을 줄여 실험 성공률을 높이다
10년 전 매우 고가인 전자현미경을 여러 대 가지고 있는 KBSI 전자현미경부로 입원했지만, 그때만 해도 초저온 투과전자현미경 전용장비나 바이오시료의 초저온 이미징 실험을 위한 준비가 거의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연구했던 경험으로 장비를 부분적으로 개조, 세팅하고 초저온 투과전자현미경 시료 급속동결방법 및 분석기술을 동료연구원들과 시료에 적용하며 KBSI의 초저온 투과전자현미경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수분을 포함한 생체시료가 초저온(-196℃) 온도로 빠르게 급속동결된 후에는 이미지를 얻기까지 모든 과정이 액체질소온도에서 수행돼야 하는데, 앞서 말씀드린 연계형 현미경 이미징(Cryo-CLEM)을 위해 동결된 시료는 초저온 형광 이미징 단계로 이송되고, 연이어 초저온 전자현미경 이미징 단계로 또 이송되는 과정을 겪습니다. 이러한 여러 번의 시료 이송단계에서 시료의 손상은 불가피했죠. 저는 시료 이송단계를 최소화하기 위해 냉각된 시료를 전자현미경 홀더에서 직접 형광현미경 이미징이 가능한 장치를 개발했고, 시료가 손상될 기회를 줄이고 실험 성공률을 높였습니다. 시제품을 제작하고 실험하고 부족한 부분들을 수정하기를 반복하며 시제품의 완성도를 높여나간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결국 연구는 Re(다시) + Search(찾기),
실패와 도전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찾고 찾아 축척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코로나19 조기 진단하는 '구강 가글' 공동 개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던 2020년, 동료 박사님이 공동연구 제안을 하셨습니다. 바이러스를 제어하는 콩 단백질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어떻게 약화시키는지 이미지를 통해 보고 싶다고 하셨죠. 바이러스의 크기는 ~100nm 나노스케일로 전자현미경 기술로만 이를 명확하게 시각화할 수 있습니다. 레퍼런스 코로나 바이러스인 ‘HCoV-229E’와 실제 코로나19 증상을 일으키는 ‘SARS-CoV-2’의 초저온 투과전자현미경 이미지를 얻고, 바이러스의 내부 유전물질, 바이러스 막, 바이러스를 둘러싸고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까지 자연 상태 그대로의 이미지를 확인했습니다. 작두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섞어 관찰한 초저온 투과전자현미경 이미지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표면을 둘러싸고 이로 인해 바이러스의 세포로의 감염력이 약화됨을 볼 수 있었지요.

코로나19 관련 바이러스 자체 및 콩단백질에 둘러싸인 바이러스의 Cryo-EM이미지(왼쪽), KBSI에 구축된 Cryo-EM장비, Titan Krios(오른쪽),
Jun S, et al Microbiology Spectrum,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