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로봇을 연구하면서 실제 개발한 알고리즘을 적용할 경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긴다는 것을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만약 이러한 불량이나 변수가 생길 경우 어떤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수정하는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변수가 생겼다고 해서 알고리즘을 수정하지는 않아요. 저희가 알고리즘을 개발해 테스트할 때 문제는 하드웨어에서 생기는 거예요. 그러니까 알고리즘이 아닌 테스트 환경에 문제가 생기는 거죠. 그러면 알고리즘을 수정하는 게 아니라 실험 환경을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쏟아붓게 되죠. 그 때문에 시간 낭비가 많이 생기기도 하는데, 요즘은 연구자들이 본인들의 연구를 오픈하고 공유하기 시작했어요. 이를 참고하면 많은 부분을 해소할 수 있어 좋아요. 그래서 제 연구도 오픈하고 공유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늘 있죠. 저도 서포트를 받았으니 결과를 내야 하니까요.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하다 보면 또 돌파구가 찾아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실패를 통해서 많이 배우기도 해요. 저희가 처음 랩을 오픈했을 때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었는데 실패를 거울삼아 개선한 덕분에 랩의 보유 기술이 늘어나 안정적인 발전도 이뤄나가고 있고요. 그러면서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막연한 자신감도 갖게 된 것 같아요.

Q2. 주행환경 상황인지와 최적 작업경로를 위해 어떤 알고리즘이 많이 적용되며, 현재의 알고리즘 동향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인지 부분은 아무래도 머신러닝 기반으로 많이 가는 것 같아요. 이미지러닝이 발달하면서 이미지 기반으로 인지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아졌고, 레이저 센서를 쓸 때도 예전보다는 러닝을 많이 써서 인지를 하는 것 같고요. 그래도 고전적인 방법과 같이 썼을 때 훨씬 안정적이고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경로 생성은 크게 전역경로생성과 지역경로생성으로 나누어요. 전역경로생성(Global Path Planning)은 시작점과 탐구할 지점이 있을 때 전체적인 경로를 생성하는 방법이고, 지역경로생성(Local Path Planning)은 주행 중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새로운 경로를 생성하는 방법이죠. 전역경로 생성은 고전적인 방법을 많이 쓰고 있어서 교과서에 나오는 방법들이 다양하게 발전된 형태로 아직도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 지역경로 생성은 강화학습 기반 알고리즘이 인기가 많아요.
Q3. 최근 메타버스 발전에 따라 인간의 모습과 동작을 그대로 구현한 로봇이 메타팩토리에 적용되고 있는데, 현재 휴먼로봇의 동향과 미래의 휴먼로봇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휴먼로봇을 전공하지는 않지만 제가 느끼는 바를 말씀드릴게요. 예전에는 로봇을 사람처럼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요즘은 로봇과 사람이 같이 일하는 부분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잘 협업할 수 있을까, 로봇과 사람이 거부감 없이 친화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런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죠. 사실 지금은 사람들이 로봇에게 긍정적인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실제로 공장에 계신 분들은 로봇이 본인들의 일자리를 뺏어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사람과 로봇이 더 친화적으로 협업하면서 지낼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 관심이 많죠. 이제는 로봇을 사람처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모션과 비슷하면서 안정적이고 안전하게 하는 부분에 더 초점이 맞춰질 것 같아요. 로봇과 일하는 사람들은 로봇을 슈퍼바이징(Supervising) 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도와주는 역할로 바뀔 것 같아요.

Q4. 인공지능이나 알고리즘 등 로봇산업과 관련한 기술이 발전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우리 삶에 안정적으로 정착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한국 로봇산업이 더욱 발전하고 사람들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되기 위해선 어떤 것이 필요한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한국은 로봇 연구에 있어 선두 주자예요. 다른 나라들에 뒤지지 않고 실무적으로나 연구적으로나 앞서가고 있거든요. 저도 아직은 로봇기술이 우리 생활에 정착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로봇산업이 실생활에 잘 활용되려면 일단 로봇 관련 중소기업들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이 늘어나야 할 것 같아요. 사실 레이저 센서나 로봇 플랫폼, 이미지 프로세싱 등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랑 중소기업들이 한국에 많아요. 이런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더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법률적인 지원도 필요해요. 지금은 법적인 규제가 많아서 실험할 수 없는 부분도 있고, 로봇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도 많은 것 같아요.
미국도 마찬가지로 한계가 많기는 한데 조금 다른 것 같아요. 미국은 워낙 넓고 사람도 많아서 그런지 테스트 환경이 잘 구축되어 있어요. 또 기술 발전에 따른 법도 계속 바뀌고 있어 다양한 규모의 관련 기업들도 많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많은 거죠.
또 미국에는 로봇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참여할 수 있는 전국적인 로봇경진대회가 있어요. 학교에서도 대회 참가를 권장하고 대회에서 입상하면 지역 신문에도 크게 실리죠. 많은 아이들이 이 대회를 통해서 로봇을 접하고 이쪽 진로를 택하는 것 같아요. 한국도 코딩 붐이라고는 하지만 아이들이 실질적으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코딩이 아니어서 아쉽더라고요. 저는 코딩이 중요하지만 너무 일찍 시작하는 건 반대에요. 코딩은 재미있게 시작해야 하는데 섣불리 재미없게 시작하면 흥미가 떨어져 하기 싫어지거든요. 자기가 생각한 것을 구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됐을 때 시작해 본인의 필요성에 의해 재미있게 배울 수 있으면 그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다개체 이종로봇을 언급할 때
연구자나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름이거나, 그것을 연구하는 사람이
미시건공대에 있다고 이야기되는 순간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는 여성 로봇공학자 배정연 교수.
인간과 로봇의 조화로운 공존을 꿈꾸며,
우리의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해줄
로봇 운용에 관한 알고리즘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그녀의 연구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응용되며 큰 결실을 맺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