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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개발사례

롤모델

[She Did it # 67] 경희대학교 유전생명공학과 손영숙 교수

조회수1655 작성일2022.11.22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의

자가치유기전을 발견한 연구자

◆ 경희대학교 유전생명공학과 교수이자 경희의료원 경희의과학연구원 재생의학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인 손영숙 교수는 여성 최초로 국가지정연구실 사업에 선정되었고, 이를 통한 기술 상용화에 성공한 줄기세포치료제 분야 최고 연구자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 손영숙 교수는 줄기세포의 기초에서 실용화, 응용 분야까지 아우르는 업적과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 마크로젠 여성과학자상, 한국로레알 유네스코 여성과학상,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과기부장관 표창, 과학기술 유공포장 등을 수상했습니다.

◆ 여러 분야를 전공하면서 얻은 혜안으로 연구와 교육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매우 값지다고 회상하는 손영숙 교수는 이러한 경험이 두려움 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 준 것 같다고 말합니다.

 

 

She did it 손영숙 교수 편 유튜브 보기 ▶ https://youtu.be/Dj64e-Pmlgc 

식품영양학도에서 미생물학도로 전향

대학에서는 식품영양학을 전공했어요. 유기화학, 정밀화학, 생화학 등을 공부하면서 생물과 화학 분야에 흥미를 갖게 되었죠. 당시에는 부전공 제도가 없고, 학문 간의 벽이 높아 타과 학생이 수강할 수 있는 교과목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과감하게 미생물학과로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죠. 유전자재조합기술(Recombinant DNA technology)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던 터라 미생물학의 미래도 밝아 보였고요. 처음에는 생소한 용어와 모자란 기초 때문에 학부 분자생물학 강의를 청강하면서 학문의 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 후 새로운 도전과 변화가 처음은 어려워도 결국 할 수 있는 일이고, 새로운 학문을 선택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연구 영역 및 기회는 더 많아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처음에는 의학 용어를 몰라 외계인 같았죠.

하지만 전공 변경을 경험한 저로서는

의학 용어부터 익히고 나니

약리학 분야의 재미가 그대로 느껴졌어요.

 

약리학, 세포생물학, 의학 분야로 전공 확대

 

미생물학을 공부하면서 기초학문의 의학적 응용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결혼과 함께 남편과 유학을 떠나기로 계획하고, 그 준비 기간에 서울대 의과대학 약리학 교실에서 조교 생활을 했어요. 약리학 교실 조교는 대학원생 실험 강의와 연구도 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의학 용어를 몰라 외계인 같았죠. 하지만 전공 변경을 경험한 저로서는 의학 용어부터 익히고 나니 약리학 분야의 재미가 그대로 느껴졌어요. 약리학 및 의학 연구에 대한 관심은 연구 조교로 참가한 프로젝트 때문이었어요. 뇌졸중 등 산소 부족 상태에서 뇌신경세포의 기능이 어떻게 소실되는지를 알아보는 연구였는데, 산소 부족상태에서 발생하는 산소라디칼이 직접 신경세포의 기능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냈어요. 이때 우리가 한 연구가 질병의 원인을 밝히고, 이에 근거하여 치료제를 개발하는 약리연구라는 것을 알고 의학 연구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죠.

 

변화를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활용하다

이러한 경험이 쌓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에서 약리학 및 세포생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계기가 되었고, 의학 분야로까지 전공을 넓혀갈 수 있게 되었죠. 그 후 UCSF에서 배아 발생 초기에 중요한 새로운 세포접합 물질을 발견하고, 시카고대학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 포닥(Postdoctor) 과정에서 표피세포분화 조절 성장인자를 발견하게 된 것도 변화를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활용하며 매 순간을 즐겨왔던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줄기세포 재생의학 분야로 전공을 바꾸어 기술 실용화를 이끄는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 주었던 것 같습니다. 

'배아'와 '성체'로 구분하는 줄기세포

사람의 일생에서 신체 기관의 성장 및 기능 유지, 질병 발생에 깊이 관여하는 세포를 줄기세포라고 해요. 줄기세포는 우리 몸에서 분리하는 시기와 특징에 따라 이름과 기능이 달라요. 먼저 수정란에서 태아가 만들어지는 배아 발생 초기(착상 전)의 배반포로부터 분리한 세포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라고 해요. 이는 우리 몸속 각 기관과 조직의 기능을 담당하는 약 200종류의 분화 세포를 제공하는 모세포이죠. 배아줄기세포는 생명윤리법에 따라 체외수정 착상 시 남은 잉여배아를 냉동 보관 후 기증자의 동의를 받아 연구목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신생아 출산 후 우리 몸에서 씨앗과 같은 역할을 하는 줄기세포를 ‘성체줄기세포’ 또는 ‘조직줄기세포’라고 해요. 성체줄기세포는 각 기관의 조직 내에서 소량으로 존재하면서 약 200종류의 분화세포를 끊임없이 제공해주는 원천이 되죠. 성체줄기세포의 기능이 활발하지 못하면 질병과 노화에 이르는 만큼 우리의 수명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세포입니다. 

 

 

 

우리 몸의 조직과 골수 속에는

성체줄기세포가 있는데

왜 도마뱀과 같은 재생능력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죠.

그리고 연구 끝에 신경전달물질

substance-P가 자가치유기전을

작동시킨다는 것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세계 최초 줄기세포 자가치유 메커니즘 규명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그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약들과는 다른 특성이 있지만, 대중적인 실용화가 어렵다는 점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우리 몸의 조직과 골수 속에는 성체줄기세포가 있는데, 왜 인간은 도마뱀과 같은 재생 능력이 없을까를 고민하게 되었죠. 발생학을 공부한 저는 이러한 과정이 인간을 포함한 포유동물에 존재한다면, 분명히 성체줄기세포가 관여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토끼의 눈에 알칼리 화상을 입히고 손상조직과 혈액에 나타나는 변화를 관찰했죠. 그때 고통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펩타이드(substance-P)가 증가하는 것을 보고 그 역할을 규명하게 됐어요. 결국 substance-P가 손상된 신경세포로부터 분비되어 혈액을 통해 골수 중간엽줄기세포를 매개로 자가치유 기전을 작동시킨다는 것을 2009년 《Nature Medicine》에 논문으로 발표하게 된 것입니다. 

줄기세포치료제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줄기세포 자가치유 기전 규명은 기초연구로서뿐만 아니라 의학 분야 응용 측면에서도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생각해요. substance-P의 이러한 기능은 현재 심근경색, 대동맥파열, 뇌졸중, 제1/2형 당뇨 등 다양한 허혈성 혈관질환에서 유효성이 입증됐어요. 그로 인해 substance-P가 줄기세포촉진제로서 골수의 성체줄기세포를 증가시켜 다양한 손상 회복을 촉진시키는 전문의약품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체외 세포배양으로 만드는 줄기세포치료제의 고비용 및 저장·운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었죠. 이는 장차 노화 억제 및 수명 연장 연구의 징검돌이 되리라 믿습니다.

약 200건의 논문과 40건이 넘는 특허 등록

지난 30여 년간 약 200건의 논문과 40건이 넘는 특허를 등록해왔지만 예측했던 속도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연구인 것 같아요.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부터 새로운 진리를 찾아 나가는 것이 연구니까요. 예상하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저는 실험을 잘못했을 가능성부터 들여다봅니다. 인간적인 실수인지, 가설이 잘못되었는지, 내가 아는 지식에 매여 다른 가능성을 못 본 것은 아닌지, 학생들에게까지 생각을 물어보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죠. 실험하는 시간보다는 실험 결과가 의미하는 것을 해석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인답니다.

 

 

다양한 전공 지식을 갖추길 바랍니다.

그래야 세상에 없던 신기술과

첨단 융합기술 개발이 가능하게 되니까요.

 

단체 임원 활동은 리더십 함양의 기회

저는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이사, 한국조직공학·재생의학회 부회장과 편집위원장, 동물실험대체법학회 부회장,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회장, 대한연골.골관절염 학회 회장, 한국줄기세포연구학회 회장/이사장 등을 맡아왔는데, 단체를 이끄는 리더십은 실력과 화합력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권위가 아닌 상호존중과 신뢰 관계로부터 출발하는 거죠. 그래서 학생과 교수도 학술단체 임원과 회원의 관계처럼 해왔던 것 같아요. 단체 활동은 여성 과학자들이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그 위치에 가면 볼 수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죠. 단체나 위원회 활동을 통해 선배 과학자들을 롤모델로 삼으면 학문뿐만 아니라 연구비 획득 노하우, 일상생활의 지혜까지 두루 배울 수 있거든요.

도전과 변화를 받아들여야 성장한다!

도전과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의 시야를 넓히는 성장의 원동력입니다. 생명과학 분야는 다양하고 응용 분야도 많아서 진로의 폭 또한 넓죠. 선진국들은 바이오, 의료, 농업 분야의 비중이 큰데, 우리나라도 이에 근접해가고 있어요. 생명공학, 유전공학, 세포공학 등은 생명과학의 기초 개념에 공학의 개념이 도입되고 융합되어야 첨단 신기술로 탄생할 수 있습니다. 생명과학으로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대학 학부 시절에 다양한 전공 지식을 갖추길 바랍니다. 그래야 세상에 없던 신기술과 첨단 융합기술 개발이 가능하게 되니까요.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기술의 주역이 여러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위셋 서포터즈 WI’S & 손영숙 교수

Q&A

* WI'S(위즈)는 위셋의 쉬디드잇 캠페인과 다양한 활동을 알리는 서포터즈입니다.

Q.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의 자가치유 기전을 규명한 연구결과가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Nature Medicine》에 실렸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그리고 앞으로의 다짐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새로운 진리를 밝히는 것은 과학자들에게 가장 즐겁고 보람된 일이죠. 이 연구를 시작할 때, 꼭 한국 과학자들이 한국에서 이룩한 성과로 기초의학 연구 분야 최고의 잡지인 《Nature Medicine》에 실어 보고 싶었어요. Acceptance Letter를 받았을 때의 기쁨은 연구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더 완성도 높은 연구를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보고 싶어요. 우리가 하는 연구는 크든 작든 모두 소중하고 중요한 자산입니다. 최고의 잡지에 실린 것뿐만 아니라 연구자에게 연구결과는 자식 같은 존재니까요. 

Q 줄기세포 동정, 분화, trafficking이라는 분야를 연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야가 어떠한 연구를 하는 것인지 자세히 알 수 있을까요?

우리 몸에 씨앗처럼 존재하는 성체줄기세포들은 다양한 기능을 가진 각종 분화세포(약 200종)를 계속 제공합니다. 따라서 줄기세포 기능이 감소하면 각 조직/기관의 기능이 쇠퇴해 노화와 질병에 이르게 되죠. 정확하지는 않지만, 우리 몸에서 하루에 기능을 다하고 죽어 없어지는 세포가 약 5x10^11개이라고 합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몸무게 60㎏의 성인은 200일이면 죽어 없어진다는 이야기가 되죠. 하지만 소량의 줄기세포는 미분화세포이지만, 그 딸세포는 매우 빠른 연속분열을 거쳐 많은 미분화 전이증폭세포를 제공하고, 이들이 결국 조직의 분화세포로 전환하여 신체 기능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특히 골수에는 혈구세포(적혈구, 백혈구, 면역세포)를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조혈줄기세포)와 뼈, 지방, 연골, 근육 등을 만들어내는 중간엽줄기세포, 혈관 내벽을 재생시키는 혈관전구세포가 있습니다. 골수에 존재하는 줄기세포가 어떤 자극에 반응해 골수 내에서 그 숫자를 증가시키고, 이들 세포가 혈액을 통해 손상조직에 도달해 치유를 촉진하는데, 이러한 과정을 ‘자가치유기전(Endogenous Healing Mechanism)’이라 부르죠. 줄기세포가 이동하는 과정을 ‘trafficking’, 손상조직으로 침투해가는 과정을 ‘homing’이라고 합니다. 우리 연구가 이러한 과정을 밝혔고, 그 중심에는 손상조직에서 분비되는 substance-P가 손상조직의 전령사(wound messenger)로서 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었죠.

 

 

Q. 지난 30여 년간 세포치료제 실용화 연구를 하며 197편의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논문을 발표하고 42건의 특허를 등록하셨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이처럼 한 분야에서 일하시면서 어려운 점과 가장 뿌듯한 일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는 역시 줄기세포 자가치유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일입니다. 그 후 substance-P의 기능을 심근경색, 대동맥파열, 뇌졸중, 제1/2형 당뇨 등 다양한 허혈성 혈관질환에서 유효성을 입증함으로써 substance-P를 줄기세포촉진제로서 전문의약품 펩타이드 개발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몸속의 성체줄기세포가 체외 세포배양 없이 substance-P가 작동시키는 자가치유기전으로 ①생체 내에서 줄기세포 수를 늘려 ②trafficking(이주능)을 증가시켜 직접 내재성 줄기세포가 손상 치유에 가담하게 하여 ③세포가 아닌 펩타이드가 최종 치료의약품으로 사용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줄기세포치료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보람된 연구는 기초연구에서 출발하여 화상환자에 적용할 수 있는 자가피부세포치료제 ‘케라힐’을 개발한 것입니다. 기초연구를 기술이전/실용화시켜 환자에게 적용할 치료제를 개발하는 전 과정은 매우 보람된 경험이었습니다. 제 연구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기여한다는 것은 특별한 보람과 남다른 기쁨이었습니다.

Q. 앞으로 꼭 개발하고 싶은 질병의 치료제 혹은 후배들이 개발해 줬으면 하는 치료제가 있으신가요? 교수님께서 갖고 계신 치료제에 대한 목표나 기대가 궁금합니다.

우리 몸의 생로병사는 각 조직의 줄기세포 기능과 직결돼 있다고 봅니다. 줄기세포의 수와 기능이 떨어지면 조직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되고 다양한 퇴행성 질환이 발생하는 것이죠. 그래서 인체 내재성 줄기세포, 특히 골수의 줄기세포를 건강하게 전환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이것이 인체의 노화역전 치료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원하는 알키미스트 과제를 통해 노화역전 기술의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것이 제 인생의 최종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식품영양학으로 시작해

미생물학, 분자생물학에 눈을 뜨며

용기 있게 학문의 벽을 허물어온 손영숙 교수.

그녀의 도전이 없었다면 스스로의 성장도,

줄기세포 연구의 발전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녀는 앞으로 여러 분야의 융합이

미래 기술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며

후배들이 그 주역이 되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도 손영숙 교수는 혈관재생을 촉진시키는

복합 줄기세포치료제 개발과

우리 몸의 내재성 줄기세포를 활성화시켜

노화의 방지/지연/극복을 위한 알키미스트 연구,

노화 억제 및 극복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로 연구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줄기세포치료제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그녀의 일생 마지막 연구 사업이

환한 빛으로 남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