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과 IMEC에서 쌓은 반도체 커리어
고체물리학은 반도체공학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반도체산업계에 몸담게 된 것 같아요. 미국 IBM에는 2001년부터 2019년 5월까지 있었어요. 반도체 소자의 제작과 설계, 시스템 연결 작업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쌓을 수 있었죠. 또한 지금의 미세반도체 공정을 만드는 일도 할 수 있었고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이 배울 수 있었지만 더 넓은 세상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벨기에 IMEC(국제반도체연구소)에서 미래기술을 이끌어달라는 제의가 들어왔어요. 새로운 연구 경험에 대한 매력에 이끌렸죠. IMEC에서는 주로 Advanced Logic 연구와 AI 반도체 기술, 시스템반도체의 기술 융합에 대한 일을 했어요.
세계적인 반도체 미세공정 전문가
삼성전자와 IBM이 2011년 20나노 이하 시스템반도체를 공동개발할 당시 IBM 엔지니어팀을 이끌었어요. IMEC에서도 1나노급 반도체공정 로드맵을 제시하는 등 주로 반도체 미세공정에 관련된 일을 했어요. 쉽게 말해 컴퓨터와 모바일폰에 들어가는 칩을 만드는 거죠. 이 칩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많은 분야의 융합이 필요한데, 최소 단위 반도체 소자를 어떻게 하면 큰 시스템에서 향상된 성능을 구현할지에 대한 방법을 찾고, 업그레이드된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는 거죠. 그동안 많은 연구와 개발을 진행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고유전율 금속게이트를 처음 업계에 소개한 일이에요. 2005년 처음 알에서 깨서 봉황으로 날아오르기까지 진행했던 프로젝트라 애착도 크지만 반도체 역사에서 큰 이정표가 되기도 해요.
실패한 상황에 머물러 있지 말자
연구개발은 수많은 반복과 실패 속에 성과를 이뤄내는 일이에요. 꼭 기술적 실패가 아니더라도 비즈니스나 다른 이유 때문에 성공하지 못하는 연구들이 많아요. 제가 개인으로서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런 실패는 극복하면 되는 거예요. 실패를 극복한다는 건, 실패를 되씹으며 실패에 파묻히지 않는 것을 의미해요. 앞으로 가야할 길이 많은데, 실패한 상황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어요. 실패는 경험의 한 부분일 뿐이죠. 실패에서 무엇이든 얻으려 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오히려 실패가 인생의 큰 자양분이 될 거예요. 두려움은 한때지만, 두려움 때문에 시도하지 않은 일들에 대한 후회는 오랜 시간 따라붙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