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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개발사례

롤모델

[She Did it # 56] 서울대학교 오유경 학장

조회수434 작성일2022.07.27

서울대 약학대학 106년 역사

첫 여성 학장

◆ 우연히 들른 서울대 약학대학 건물에서 시작된 약학과의 인연이 서울대 약학대약 106년 역사 최초의 여성 학장으로 이어진 오유경 학장.

◆ 지난 20년간 암세포의 미세환경을 조절하고 항암제 등의 약물전달체 연구를 이어온 그녀는 한국약제학회 첫 여성 회장,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최초 여성 이사장, 국제약물방출조절학회의 아시아 여성 최초 임원 등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 어떤 일을 하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오뚝이와 같은 ‘탄성’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녀는 지난 5월, 제7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 임명되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우연이 필연이 된 약학대학과의 인연

고 3때 학력고사를 마치고 서울대학교에 들렀어요. 우연히 약학대학 건물에 들어와 구경을 하는데 한 교수님을 만났어요. 그 교수님(김종국 교수님)께서 ‘약대는 어려운 학문이라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런 장점이 있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이 분이 훗날 석사 때 지도 교수님이었지요. 당시 제가 교복을 입고 학교에 왔었는데, 교수가 될 때까지도 교복 입고 왔던 여학생이라고 기억해 주셨어요. 굳이 오지 말라고 했는데 왔다는 점, 교복을 입었다는 거 이 두 개가 제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지요. 

 

 

 

 

포기보단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교수라는 직업이 주는

자유로운 연구에 대한 열망이 저를 이끌었죠.

암세포 미세환경을 조절하는 약물전달체 연구 20년

친구 따라 사람이 변한다는 말이 있죠. 암세포도 그렇더라고요. 암세포의 주변에 다른 세포들이 많은데, 그 세포들을 조절하자 암세포도 변화하더라고요. 종양미세환경을 조절하는 나노 기술로 암을 죽일 수 있는 면역 세포를 끌어오게 하는 거죠. 처음에는 암세포가 주변에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세포들만 거느리고 잘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암을 공격할 수 있는 면역 세포들이 많이 와서 암을 공격해 주면 암이 자라지 못하죠. 그래서 암의 주변 환경을 바꿔주는 연구로 나노 물질, 나노 신소재 개발 쪽으로 연구하고 있어요. 

암뿐만이 아니라 다른 질환들도 이렇게 미세 환경이 중요해요. 최근에는 간섬유화증이라든가 자가면역질환 분야로 눈을 돌렸어요. 그동안에 암 연구에서 제가 축적했던 기술을 적용하는 거죠. 이 역시 미세 환경을 바꾸면 치료될 수 있는 치료제 개발로 발전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제 연구에 영향도 많았어요. mRNA 백신이 영하 -70에서 운반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아주 저온해서 운송 하지 않아도 되도록 안정성을 개선하는 주제로 연구를 해볼 예정입니다.

실험실에 대한 향수가 교육자의 길로

학업을 마친 후 민간회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했어요. 회사는 디데이에 맞춰 얼마나 빨리 효과적으로 일을 완수해야 되는가가 중요하죠. 그런데 너무 빨리하다 보면 주변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반면 내가 만든 제품을 사람들이 쓰는 것을 보는 보람이 있지요. 특허청에서는 1년간 근무하며 특허 심사를 했어요. 그런데 심사를 하다보면 나도 이 연구를 해보고 싶다고 느낄 때가 있었어요. 나는 누군가의 연구를 평가만 하는 것보다는 연구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 걸 느꼈고 실험실에 대한 향수가 생겼어요. 그래서 특허청을 그만두고 학교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하지만 당시 학교 면접을 보면 기혼에다가 아이가 있다는 점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고 번번이 떨어졌지요. 포기보단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전국 어디든 지원서를 낼 수 있는 곳은 마다하지 않았어요. 교수라는 직업이 주는 자유로운 연구에 대한 열망이 저를 이끌었죠. 

서울대 약학대학 106년 역사 첫 여성 학장

서울대 약대의 역사가 길고, 약대가 통합 6년제로 바뀌면서 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학회, 연구 등으로 이미 제 일정표는 가득차있었지만, 약대 개혁에 대한 열망이 컸고, ‘여자도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선거를 준비하면서 약대 교수님 47분 정도를 일대일로 만나 식사를 하며 약대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시간들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지요. 당시 제 공약은 리더스(LEADERS)였어요. L은 listen, 교수님들의 말씀을 듣겠다. E는 engage, 교수님들이 좀 더 학교 일에 참여하게 하겠다. A는 asset, 자산을 확충하겠다. D는 develop, 미래를 디자인 하겠다. E는 education, 약학 6년제를 통해 교육 혁신을 하겠다. R은 research, 연구 역량을 증강시키겠다. S는 service, 교수님들에 대한 행정 서비스를 개선하겠다. 이 공약이 교수님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합니다.

 

 

 

학교에 있다는 장점은

연구의 자유가 있다는 점이에요.

늘 새로운 연구를 찾고, 새로운 생각을 하고

실행하니까 지루할 틈이 없어요.

학회, 학술지로 이어지는 ‘최초’의 수식어 보유자

2022년 ‘한국약제학회’ 첫 여성 회장, 2022년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최초 여성 이사장, 2020년 ‘국제약물방출조절학회’의 아시아 여성 최초 임원, 2021년 약물 전달 분야의 최고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드럭 딜리버리 리뷰(Adv Drug Deliv Rev)’에서는 아시아 최초의 여성 executive editor가 되었어요. 2014년에는 약물 전달 분야의 최상위에 꼽히는 ‘저널 오브 컨트롤드 릴리즈(Journal of Controlled Release)’에서는 2014년에 최초의 여성 associate editor로 임명되어 활동했어요. 2020년의 ‘국제약물방출조절학회’ 임원은 각국 회원들의 투표로 선정이 되었어요. 당시 전년도 ‘국제약물방출조절학회’의 회장이셨던 마리아 (Maria Alonso)라는 스페인 교수님이 적극적으로 국제적인 선거운동을 해보라고 격려해주셨어요. 마리아 회장님이 아시아 최초의 여성 임원이 된 것을 가족처럼 기뻐해주시던 일이 기억에 남아요.

과학을 하면 인생이 지루하지 않다

3월 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논문을 냈어요. 학장이 되기 전부터 시작을 해서 1년 반 정도 수정(revision)을 거쳤어요. 까다로운 코멘트가 많아서 지치기도 했는데 학생들이 힘을 합해서 밤늦게까지 실험하면서 완성했어요. 그렇게 최종 억셉트(accept)가 됐을 때 저희 학생들이 거의 울먹울먹 했죠. 좋은 논문에 자기 이름이 석자가 인쇄된다는 건 학생들에겐 굉장한 보람이자 달콤한 열매 같은 거죠. 마치 등산할 때 정상을 향해 학생들과 짐을 나눠지고 올라가는 느낌이었어요. 가끔 존경하는 약대 선배님이신 나도선 명예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나요. ‘과학을 하면 인생이 지루하지 않다’라고요. 학교에 있다는 장점은 연구의 자유가 있다는 점이에요. 늘 새로운 연구를 찾고, 새로운 생각을 하고 실행하니까 지루할 틈이 없어요.

 

 

후배들한테 하고 싶은 말을 한 단어로 꼽으라면

탄성이라고 하고 싶어요.

주저앉으면 빨리 일어나는 힘이 필요해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탄성’

진부한 말이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해요. 제가 학장 선거를 나간 것도 그렇고요. ‘떨어지면 어때? 그래도 나간 거에 의미가 있지’라고 생각하는 거죠. 어떤 연구 가설을 세울 때 이 가설이 잘 된다는 보장은 없어요. 그리고 대부분 실패해요. 그러면 내가 하는 가설은 실패할 것이기 때문에 안 할 것인가? 그건 아니잖아요. 예전에 너무 힘들 때 오뚝이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어요. 수도 없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생각하는 거죠. 후배들한테 하고 싶은 말을 한 단어로 꼽으라면 탄성(resilience)이라고 하고 싶어요. 주저앉으면 빨리 일어나는 힘이 필요해요. 

약학은 우리 삶의 처음과 끝까지 함께 하는 분야

여성 교수님이 전국적으로 많은 분야가 약학 분야예요. 여성이라는 한계와 진입장벽이 덜한 분야이기도 하고요.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약’이에요. mRNA 백신이나 항노화라든가 젊음을 유지하는 화학의약품도 있고 항체 의약품, 세포 치료제 등 굉장히 다양한 영역이 있죠. 약학은 본인의 적성에 따라서 다양하게 전공을 찾아갈 수 있다는 면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오유경 학장은 교육, 저널 편집장과 임원, 연구 등

여러 역할이 많지만, 커리어를 선택할 때

‘힘들다’라는 것은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말한다.

약학 연구의 끝은 논문이 아니라 신약 개발이고

큰 패러다임을 바꿔 우리의 삶을 바꾸는 것이며,

여러 보직을 맡고 있지만 결국 자신의 삶은

연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최초 타이틀을 다수 보유하며 세상의 주목을 받아온 그녀는 이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