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 Did It
[She Did IT] AI와 함께 사회를 고민하는 연구자 | KAIST 전산학부 오혜연 교수(Ep.1)
#오혜연교수#KAIST#한국여성과학기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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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07-03
과학자의 하루를 들여다보면, 멋진 과학기술이 하루아침에 탄생하는 게 아니란 걸 알게 됩니다. 과학동아는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과 함께 한국의 여성과학기술인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프로젝트, She Did It 캠페인의 일환으로 10회에 걸쳐 여성 과학자 스무 명의 하루를 들여다봅니다.
4월 29일, 오혜연 KAIST 전산학부 교수의 수요일을 쫓아가 봅니다.

⏰09:30AM 코리안 카본 프로젝트 화상 회의
AI로 기후위기 돌파한다

오혜연 KAIST 전산학부 교수의 수요일은 오전 9시 30분, 노트북 을 켜는 것으로 시작됐다. 화면 속에는 우정헌 서울대환경대학원 교수팀이 들어와 있다. 이날 첫 일정은 ‘코리아 카본 프로젝트’ 회의다. 탄소 배출량을 예측하는 기후환경에너지부 과제로, 전통적인 환경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대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한국의 탄소 배출량을 예측하는 연구다.
“거대언어모델(LLM)에 주로 쓰이는 트랜스포머 구조로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어요.” 현재 탄소 배출량을 예측하는 데 사용되는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은 계산 완료에 이틀 정도가 소요된다. 계절에 따른 에너지 사용, 공장 가동률, 경제 활동, 정책 변화까지 사회 전반의 다양한 변수들이 탄소 배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AI를 활용하면 계산 시간을 30분으로 줄일 수 있다.
⏰10:30 AM KAIST 대학원 강의
AI 개발자들과 윤리에 대해 고민하다
회의가 끝난 뒤 오 교수는 곧바로 강의실로 향했다. 그는 이번 학기, 월요일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에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AI 윤리’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AI 윤리 강의는 2020년 가을 학기에 처음 개설됐다. 오 교수가 만들었다. 오 교수는 미국 MIT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이후 카네기 멜런대에서 언어 및 정보 기술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다시 MIT에서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를 받고 2008년 KAIST 전산학부 교수로 임용됐다. 오 교수는 현재 AI와 언어, 자연어 처리를 연구하고 있다.

오랫동안 연구를 진행하면서 오 교수는 AI가 지금까지의 기술과 다르게, 만들어지는 순간 ‘시차’ 없이 사용자에게 도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AI는 다른 기술보다 우리 사회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이 크기 때문에 윤리 수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수업에서 학생들은 최신 논문을 읽고, AI 모델이 만들어내는 편향을 분석하며, 그 결과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단순히 ‘AI는 위험하다’만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설계 해야 더 책임 있는 기술이 되는지를 다루는 수업이다.
⏰02:00 PM KTX에서 두 번째 화상 회의
AI와 교육의 접점을 만들다

대전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 오 교수는 다시 화상 회의에 임했다. 이번에는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릴 국제학회 준비 모임이다. AI와 교육을 주제로 한 세 개의 학회가 함께 열리는 대형 행사로, 오 교수는 조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AI를 교육에 활용하는 것은 오 교수의 오랜 연구 주제 중 하나였다. 그는 2022년부터 생성형 AI를 교육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더 정확히는 “AI가 학생을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생성형 AI는 질문을 받으면 정답을 제시하지만 인간 교사는 힌트를 주고, 사고의 방향을 유도하며, 학생이 스스로 답에 도달하도록 돕죠.” 오 교수는 이 차이에 주목해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모델이 아니라, 학습 과정을 설계하는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04:00 PM 서울 청와대 회의 참석
국가적 AI 전략의 방향을 논하다
오 교수는 국가AI전략위원회(전략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략위는 2025년 출범한 대통령 직속 자문 기구로, 정부 부처와 민간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 국가 AI 정책을 총괄 조율한다. 한국을 ‘AI 3대 강국’으로 만들기 위해 법·산업·인재·국제 협력을 아우르는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고자 만들어졌다. 오 교수는 글로벌 협력 분과를 이끌고 있다. AI는 한 국가 안에서만 작동하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 표준과 협력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다.
이날 회의는 청와대에서 열렸다. 오 교수는 “보통은 서울스퀘어에서 회의가 진행되는데 이날은 안보 관련 회의여서 청와대로 갔다”고 설명했다. “전략위는 한국을 세계 AI 3대 강국으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지만, AI를 단순히 순위 경쟁으로 보고 접근해서는 안 돼요.” 오 교수는 치열한 국가 간 AI 경쟁 속, 숫자에 가려진 방향을 짚었다.

“AI는 그냥 혼자 있는 기술이 아니에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결국 시민들이 얼마나 AI를 잘 사용하고, 그것을 사용해서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그렇게 만드는 것이 전략위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날 청와대에서 저녁 만찬이 끝난 뒤 오 교수가 다시 대전으로 돌아와 집에 도착한 시간은 밤 10시 30분. 늦은 시간이지만 오 교수에게는 매주 반복되는 일상이다. 오 교수의 하루는 AI가 우리 삶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점점 더 확장되는 AI의 역할과 영향력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뤄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게 만든다.
오혜연 교수 사진: credit 오혜연
*일부 ai,게티 이미지 사용